미국,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장 중단… 개인의 자율 선택으로 전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권장 사항을 대폭 수정하며, 앞으로는 백신 접종을 누구에게도 권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필요에 따라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권고하는 새로운 방침이 마련되었다.
특히, 이번 발표는 고령자나 기저질환을 지닌 환자를 포함한 기존의 우선 접종 대상자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겠다는 점에서 큰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미국 내 그동안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이다. 자문위원회는 백신 관련 정부 안내문에 백신의 잠재적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며, 접종 의무화나 처방전 의무화와 같은 조치는 과반의 반대 속에 부결됐다.
이러한 권고안은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6월 기존 예방접종자문위원을 전원 해임하고, 같은 입장을 가진 인물들로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CDC의 기존 방침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연이어 발생한 백신 접근성과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전날에는 4세 이하 아동에게 기존에 권장되던 MMRV 혼합백신(홍역·볼거리·풍진·수두) 접종 방식을 폐지하고, 개별 백신으로 접종할 것을 권유하는 안건도 통과했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를 CDC 역사상 유례없는 일로 보고하며, 기존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방침이 공중 보건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료계의 공감대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반 대중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의 폴 오핏 소장은 "백신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험군에게 권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대중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소아과학회의 숀 오리어리 감염병위원장도 자문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비판하며, 이는 아이들의 건강에 즉각적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변화는 공중 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