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지 말고 5000만원 보너스를 받아가세요"… 인재 확보를 위한 ASML의 강력한 전략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이 자사의 장기근속 직원에게 최대 2만 유로, 즉 약 5000만원에 이르는 근속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반도체 산업,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 속에서 숙련된 인력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뤄진 것이다. ASML은 의무조건부 주식 보상(Conditional Share Award) 형태로, 2027년부터 2030년까지의 근속 직원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직원이 대상이다. 현재 ASML은 전 세계 약 4만4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반도체 업계 전체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첨단 기술을 운용할 수 있는 고급 인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공급은 그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성과급과 장기 인센티브를 확장하며 핵심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음을 알렸다.
ASML이 이 같은 대규모 보상을 약속할 수 있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실적이 있다. ASML은 올해 2분기에 매출 93억2600만 유로(약 15조9000억원), 순이익 29억1800만 유로(약 5조원)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각각 6.4%와 5.8%의 성장을 보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성과다.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ASML은 매출 전망치를 기존 360억~400억 유로에서 430억~450억 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매출 또한 110억~120억 유로가 예상되며, 매출 총 이익률은 55~57%로 제시되고 있어 기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의 핵심 경쟁력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있다. 이 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미세하게 새기는 데 필요한 필수 설비로, ASML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차세대 기술인 '하이 NA EUV'의 상용화 가능성도 입증되었다. 인텔이 이 장비를 이용해 1.8나노급 공정에서 실질적으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성과를 뒷받침한다.
ASML은 이번 정책을 단순한 보상 확대가 아닌,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설비뿐만 아니라 이를 설계하고 운용할 인재 확보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ASML의 결단은 앞으로도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