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를 경찰서로 개조 "나치즘 기념 행위 용납하지 않아"
오스트리아가 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생가를 경찰서로 전환했다. 이 건물은 1889년 히틀러가 태어난 곳으로, 브라우나우 암 인(Braunau-am-Inn)이라는 국경 도시 내에 위치해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건물을 경찰서로 리모델링하는 데 약 2천만 유로(대략 338억 원)을 투자하였으며, 공식 개설은 22일(현지시간) 이루어졌다.
히틀러 생가는 그동안 활용 방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장소로, 과거에는 장애인 센터로 사용되었지만 나치 추종자들의 잦은 방문으로 인해 나치즘의 성지로 변모하는 상황이 우려되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6년 해당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고, 81만 유로(약 13억6900만원)에 매입한 뒤, 철거나 역사 기념물로 변환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지만 역사학자들 등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역사학자들은 오스트리아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건물의 철거에 반대하였다. 기념물로의 전환 또한 극단주의자들의 방문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논의가 중단되었다. 이에 따라 히틀러 생가를 경찰서로 변환하는 것이 결정되었으며, 이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나치즘과 관련된 기념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히틀러가 독일 집권 후 1938년에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역사는 여전히 아프게 기억되고 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유대인들 중 6만5천명이 학살당하고 13만명이 강제로 추방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며, 히틀러 생가를 경찰서로 활용함으로써 과거의 잘못을 잊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스트리아에는 전직 나치 인사들이 설립한 극우 성향의 자유당(FPOe)이 높은 지지를 얻고 있으며, 유럽 선거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국민의 약 37%가 이 정당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스트리아가 나치즘의 유산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우 정치 세력이 여전히 강력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