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러산시에서 한 배달 기사가 눈에 띄는 '110 625'라는 숫자가 적힌 흰색 베개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감금된 여성을 구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12일 오후, 대학생이자 배달 아르바이트생인 장모씨가 인근 주택가 길가에서 발견한 베개에서 시작됐다. 베개는 검붉은 액체로 얼룩져 있었고, 장씨는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넘기지 않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기로 결심했다.

장씨는 베개에 적힌 숫자가 누군가 진정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신호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곧바로 주변에서 베개와 관련된 민박집을 조사하였고, '625'는 해당 민박집의 동과 호수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 경찰은 민박집의 6동 25층으로 출동하게 된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발견한 것은 단순히 청소를 위해 방에 들어간 뒤 강풍으로 문에 갇힌 주모씨였다. 고장이 난 잠금장치 때문에 외부와의 소통이 불가능했던 주씨는, 30시간 동안 아무런 식사와 물도 없이 갇혀 있게 되었다. 그는 가끔 문을 발로 차서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창문 밖으로 물건을 던지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 했지만, 아무도 그의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결국 주씨는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고 그 혈흔으로 '110 625'라는 메시지를 흰 베개에 적어 창 밖으로 던지게 된다.

다행히도 이 메시지를 발견한 장씨가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주씨는 구출되었고, 이후 장씨는 주씨에게 사례금 1000위안(약 19만원)을 받고자 하였으나 이를 겸손하게 거절했다. 그는 "그저 작은 친절일 뿐이다. 다른 누군가도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평가절하했다.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장씨가 속한 배달업체에서는 그를 칭찬하며 포상금 2000위안(약 38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장씨의 행동에 대해 "그의 민첩한 대처가 큰일을 만들었다"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 사건은 로컬 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연대와 상호 도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의미 있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