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조리하지 않은 인스턴트라면 3봉지를 섭취한 13세 소년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의 더 선을 비롯한 외신은 카이로에 거주하는 소년이 최근 '생라면 먹기 챌린지'의 일환으로 라면을 끓이지 않은 채 한꺼번에 섭취한 후, 약 30분 만에 극심한 복통과 구토, 식은땀 증상을 보이며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경찰은 라면이 독극물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의심하여 판매자를 조사했지만, 제품 검사와 부검 결과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 원인이 대량의 생라면 섭취로 인한 급성 장 질환 또는 장폐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폐색은 장 내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막혀 장 내용물이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구토, 복부 팽만 및 변비가 있다. 심각한 경우 장의 혈류가 차단되어 괴사로 진행될 수 있어, 대한 소화기학회 자료를 보면 급성 장폐색은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상승한다.

특히 건조 상태에서 섭취한 생라면은 위장관 내 수분을 급격히 흡수하여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생라면의 주성분인 건조된 밀가루와 조미 분말이 위장관 내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장으로 끌려가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구토가 동반될 경우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화되지 않은 덩어리가 장 내에 남는 경우 기계적 폐색을 일으킬 위험이 클며, 특히 체액 보유량이 적은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SNS에서 확산 중인 'Eat Ramen Raw(생라면 먹기)' 챌린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챌린지는 인스턴트라면이 사전 조리된 상태이므로 날 것으로 먹어도 안전하다는 주장과 함께 퍼지며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제조사들은 반드시 조리법에 따라 섭취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지 언론은 가공식품에 포함된 첨가물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신은 이러한 사고와 유사한 사례로, 벨기에 브뤼셀의 20세 남성이 상온에 며칠간 방치된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데워 먹은 후 식중독으로 사망한 사건도 소개했다. 또한 이탈리아 칼라브리아주에서는 유독성 과카몰레 섭취로 인한 사망사고와 관련된 사건도 있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소비자들이 식품의 안전성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위험한 챌린지가 확산되지 않도록 사회적 경계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