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 전문가 신뢰성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면서 인용한 전문가가 과거 재판에서 '신뢰할 수 없는' 증언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전문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경고를 발표하면서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인 안드레아 바카렐리의 전문적 의견을 근거로 삼았다. 바카렐리 학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간의 관계를 조사한 46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신경 발달 장애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바카렐리 학장은 그동안 관련 재판에서 신뢰성 있는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는 2023년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한 후 자폐증 및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자녀를 둔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당시 판사는 원고의 증언에 신뢰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며 이 사건을 기각했다. 판사는 바카렐리의 증언에 대해 "보고서의 내용들이 불완전하고, 편향적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는 다양한 의학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바탕으로 임신부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한다고 경고하고 있고, 이는 공적인 정보의 신뢰성을 손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타이레놀이 자폐 증후군 출산 확률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주장은 실질적인 연구 없이 발표된 것으로, 이러한 혼란이 임신부들에게 큰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약물 복용에 있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정치적 발언이 의학적 사실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향후 임신부들의 타이레놀 사용에 대한 정책과 가이드라인 재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