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선불' 강조…미국, 투자 증액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약 493조 원) 규모의 펀드는 "선불(up front)"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 간 대미 투자 이행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발언은 미국이 한국에 투자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의 무역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과 관련된 행정명령 서명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년 동안 다른 나라로부터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잘하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여러 국가와의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관세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일본에 대한 투자 금액으로 5500억 달러, 한국에 대한 투자 금액으로 3500억 달러를 언급하며 "이것은 선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관세로 거대한 수익을 보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9500억 달러는 유럽연합(EU)의 사례로 보이며, 이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해외 투자금을 활용하여 미국 국가경제안보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자국 인프라 재건에 투입할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이 있다.
현재 양국의 무역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의 이행 방식이다. 미국은 직접 투자의 확대를 선호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보증 및 대출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여전히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일본 및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합의와 대조적으로, 양국의 자동차에는 15%의 관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 정부는 대규모 현금 투자가 외환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미국 측에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계기로 미국을 방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에게 통화 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전언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장관이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을 기존 3500억 달러에서 소폭 증액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양국 간의 의견 충돌을 전하며 현재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양국 간 협상 과정에서 추가적인 이해관계 충돌이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