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소지했으나 입국 거부당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네이선 로가 입국 심사 중 구금되며 싱가포르 입국을 거부당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로는 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민주 활동가로, 이번 사건은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으로 입국 심사를 받으려 했지만, 대기 중 4시간 동안 구금되었다"며 "입국 거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로는 3주 전에 발급받은 싱가포르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국경에서 4시간 억류된 뒤 이민국 직원으로부터 입국이 거부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이는 그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는 또한 영국 정부가 발급한 난민여행증명서도 함께 소지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는 싱가포르 정부의 조치를 "정치적 이유"로 판단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직접적 개입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로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영국으로 망명하였으며, 2021년에는 난민 신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민주화 정당인 '데모시스토'를 창당하였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체포되어 현재 복역 중인 조슈아 웡과 함께 활동했다.
2020년 6월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의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홍콩 정부는 로가 이 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지명수배하고 있으며, 로와 다른 민주화 운동가들을 체포하기 위해 대규모 현상금을 걸었다.
FT는 로의 싱가포르 방문이 위험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하며, 싱가포르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한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로는 법률 자문을 통해 정치적 범죄는 범죄인 인도 조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했다고 주장하며, "만약 당국이 나를 인도할 의도가 있었다면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사건 외에도 여러 차례 홍콩 민주화 인사들에게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로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계속해서 지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