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도시에서 발견된 금화와 귀금속, 1400년간 잊혀졌던 역사 한 조각

이스라엘 갈릴리호 인근의 고대 로마 도시 히포스에서 비잔틴 시대의 금화와 귀금속이 발견되었다. 하이파 대학의 마이클 아이젠버그 박사가 이끄는 발굴팀에 따르면, 이 유물들은 약 1400년 동안 주인을 잃은 채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97개의 순금 주화와 진주, 준보석, 유리 장식 귀걸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의 화폐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발굴팀은 사산 제국이 614년에 해당 지역을 침략하기 불과 몇 년 전, 도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슬람의 정복이 이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전에 발굴된 이 유물들은 당시 부유한 주민이나 금 세공인이 숨겼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보물들은 우연한 발견으로 주인을 잃게 된 연유를 설명해준다.
발굴팀은 6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발굴 작업을 시작하였으나, 초기 목표는 보물이 아니었다. 지난 7월, 금속탐지기 조사를 맡은 팀원의 실수로 돌을 건드렸을 때 탐지기가 갑자기 신호를 보냈고, 그곳에서 금화가 계속해서 발굴되었다. 발굴팀은 이 금화가 과거에 천 주머니에 담겨 숨겨졌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발견된 금화에 대해 "누군가가 적의 위협을 인지하고 가족의 재산을 모아 숨겼고, 위험이 지나가면 되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금화는 로마 제국의 유스티누스 1세에서 헤라클리우스 황제에 이르는 시기에 주조된 것으로, 다양한 종류의 주화가 포함되어 있어 화폐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발견된 귀걸이 조각들은 서로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동일하지 않아, 주인이 보석상이나 금 세공사였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 히포스 교회에서 발견된 기부자 명문에 금 세공사 시메오니오스가 기록된 바 있어, 이러한 연구는 보물의 기원을 더욱 심화할 필요가 있다. 히포스는 7세기 아랍의 정복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존속하였으나, 749년 대지진 이후 쇠퇴하여 현재까지 버려진 상태이다.
이 발견은 히포스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아이젠버그 박사는 이 도시의 또 다른 측면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히포스에서의 부유한 주민들이 과거에도 살아 있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중요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