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국의 반도체 생산 요구에 반대 입장 고수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생산 요구를 거부하며, '칩 절반은 미국에서 생산하자'는 제안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해 28일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해 반도체 제조를 50대50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제안은 결국 대만이 미국 내에서 반도체의 절반을 생산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트닉 장관은 현재 정부의 목표가 반도체 제조 시설을 확대하여 국내 생산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만이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국가라는 점과 함께, 대만이 미국과의 거리가 멀고 중국과 인접해 있는 사실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반도체 회사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첨단 공정에서는 90% 이상 차지하며, 이는 그들의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나타낸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과 대만이 반도체 생산에서 균형을 이룰 때, 대만의 안전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만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만 측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은 미국과의 협상 후 귀국하는 공항에서 해당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팀은 5대5 반도체 생산 분배에 대해 동의하지 않겠다"며, 이번 협상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쉬위전 입법위원은 러트닉 장관의 제안에 대해 "이는 무역 협정이 아니라 대만을 착취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이 TSMC에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제로 나누도록 한다면, 대만의 '실리콘 방패'가 약화되어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의 이 같은 입장은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고려해야 할 여러 측면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대만 간의 반도체 협상은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선 국가 안보와 경제적 독립성을 포함한 복합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