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의 '996' 근무문화 확산...중국은 '야근 금지' 운동 전개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속한 성장 속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중국의 고강도 근무 문화인 '996'이 널리 퍼지고 있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996' 근무제는 주 6일,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 것을 의미하며, 중국의 기술 산업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일종의 열망을 상징하는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야근 금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과로 사회'에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 최근 '현대판 노예제'와 비교되며 주 72시간 근무제를 부활시키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 문화는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을 비롯한 여러 기업가들에 의해 지지받았으며, 중국 기술 산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인덱스벤처스의 파트너 마틴 미뇨는 "이런 문화가 기술 업계 전반에 조용히 퍼지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결제업체 램프의 소비지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초 토요일 법인카드 사용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근무 중 근무자가 사내 식당이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996' 문화가 실리콘밸리 경제에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즈는 이와 관련하여 실리콘밸리에서 '996식' 초과 근무가 출세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으며,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하고 있다.
반면, 중국 내에서는 '야근 금지'라는 새로운 직장 문화가 해소되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무조건 퇴근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일의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메이디아와 같은 기업들은 직원에게 오후 6시 20분까지 업무를 마치도록 의무화하였고,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 대형 IT 기업들도 근무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996 근무 문화에 대한 법적 규제를 시작하였으며, 주 72시간 근무를 강제로 시키는 행위는 금지된 상태이다. 특히 2021년에 발생한 사건인 핑뚜어뚜어의 22세 여성 직원이 과로로 사망한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를 계기로 과로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초과 근무는 만연해 있으며, 노동법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초과 근무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평균 근무 시간은 48.5시간에 달하고, 이는 노동법을 초과하는 수치이다.
재생에너지 업계 한 임원은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지만, 성과급이 월급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매일 12시간 이상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매주 '996'보다 더 일하고 있다. 너무 지쳐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상황은 실리콘밸리와 중국 간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AI 혁신을 지향하며 집약적인 근무 환경을 시도하는 실리콘밸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로를 막기 위해 정책적 노력과 사회적 합의가 진행 중인 중국이 존재하는 현실은 흥미롭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