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마 부대 훈련 시작…기술적 장점과 한계 혼재

최근 러시아군이 기마 부대 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지뢰, 포격 능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마 부대가 가진 전술적 장점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 제51군 제9차량화소총(기계화보병) 여단, '스톰 부대'의 지휘관이 이끄는 기마 돌격팀 훈련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전선에서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기마 부대의 장점으로 험난한 지형을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고, 금속 말굽이 아닌 경우 자성 지뢰의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야간 시력이 우수하고 최종 돌격 시 도로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본능적으로 지뢰를 피할 수 있는 기마의 특성도 장점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마 부대의 현대 전장에서의 실용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친러 군사 블로거인 세묜 페고프는 기마 훈련이 병사와 말 모두를 단련하겠다는 의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말이 전장에서의 폭발음과 총성에 놀라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훈련 영상에서는 두 명의 병사가 한 마리 기마에 같이 타고, 한 명이 말을 몰며 다른 한 명은 총기를 발사하는 태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공격 지점에 도달하면 말에서 내려 진격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이어간다.
그러나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기마 부대의 난이도와 이들의 실전 운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기마는 자성 지뢰를 제외한 다양한 대인 지뢰를 밟을 위험이 있으며, 먹이와 물, 치료 등의 관리가 필요하고, 차량보다 운송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기수와 말의 훈련 또한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기마 부대가 전선에서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더욱이, 텔레그래프와 다른 외신은 기마 부대가 현대 전장에서 큰 활약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러시아군은 드론 공습을 피하기 위해 오토바이 부대를 편성했지만, 대부분의 라이더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도 전에 전사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정규 전술의 성과가 저조함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진격의 둔화로도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9월 20일부터 30일 사이 새로 확보한 지역은 겨우 30㎢에 불과하며, 신규 점령 영토는 전월 대비 44% 감소했다. 이는 5월 이후 최저 수치로, 러시아의 전선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기마 부대 훈련은 의욕적인 시도일 수 있으나, 현대전에서의 실용성과 전술적 효과에는 여전히 큰 의문이 남아 있다. 과거의 전투 방식과 새로운 기술의 격돌 속에서 러시아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