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마린랜드, 벨루가 30마리 안락사 우려…정부 지원 요청

캐나다의 마린랜드 해양 테마파크가 재정난으로 인해 소유하고 있는 흰고래 벨루가 30마리가 안락사될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마린랜드는 벨루가를 중국에 판매하기 위한 허가를 요청했지만, 캐나다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에 따라 마린랜드 측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지원이 없다면 안락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1961년에 설립된 마린랜드는 한때 캐나다의 인기 관광지였으나, 최근 몇 년간 동물 학대 의혹과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겹치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CBC 보도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이곳에서 사육 중이던 범고래와 벨루가를 포함한 총 20마리가 사망한 사실이 있다. 마린랜드 측은 이들이 자연사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온타리오주 동물복지국은 2020년부터 200회 이상의 현장 조사를 통해 "수질 불량이 원인"이라고 결론 지었다.
마린랜드가 벨루가 30마리를 중국에 판매하려는 시도를 하자, 조앤 톰슨 캐나다 수산부 장관은 중국에서 벨루가가 단순한 오락 대상으로 취급될 것이라며 허가를 거부했다. 이에 마린랜드는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언급하며 안락사 가능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톰슨 장관은 마린랜드가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책임을 정부에 돌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린랜드의 수석 조련사를 지낸 필 데머스는 "중국 외에는 한 번에 3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다"며, 벨루가를 가능한 빨리 이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수의 미국 수족관이 각각 일부 개체를 분산 수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동물 보호 단체는 주 정부가 직접 개입해 벨루가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타리오주 동물복지법에 의하면, 동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주 정부가 해당 시설을 압류하고 관리비를 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세계동물보호단체의 콜린 사라바나무투 전무이사는 "마린랜드와 주정부, 연방정부 간의 책임 떠넘기기는 용납될 수 없다"며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가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래와 돌고래 보호협회는 각 벨루가에 대한 독립 수의학 평가를 실시하도록 요구하며, 이들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고래보호구역 프로젝트로 이송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최대 8~10마리만 수용할 수 있으며, 내년 여름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마린랜드 측의 안락사 위협이 단순한 압박 수단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데머스는 "안락사 언급은 과장된 주장"이라며, 그러나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현재 벨루가들의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마린랜드는 BBC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