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개인 차량 번호판 '37-77'이 중일 갈등의 불씨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중일 관계가 긴장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은 해당 번호판이 1937년 7월7일 발생한 노구교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 중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차량 번호 '37-77'은 노구교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그가 과거 소유했던 도요타 수프라 차량도 동일한 번호판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구교 사건은 일본군과 중국군 간의 충돌로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된 역사적 사건으로, 많은 중국인들에게 깊은 역사적 상처를 남겼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날짜를 일본 총리가 차량 번호로 사용한 것은 의도적일 수 있다"며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과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731' 번호를 사용했다는 파문과 비교되기도 한다. 아베 전 총리는 항공자위대 훈련기를 시찰하면서 '731'이라는 번호가 적힌 조종석에서 사진을 찍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중국 측이 "역사 왜곡이자 도발"이라고 반발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와 네티즌들은 이번 논란이 '과도한 해석'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생일이 3월7일이며, 남편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의 생일이 7월7일이라는 점을 들어, 해당 번호판은 개인적 의미일 뿐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러한 정치적 함의가 있는 번호판 논란은 일본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비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외교 정책 차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일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번호판 하나가 이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양국의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행동이 중국 내 감정과 맞물리면서, 일본 정부는 중장기적인 외교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