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IPO 시장, 상반기 18조원 규모…대형 중국기업들이 미국 대신 홍콩으로 향하다

홍콩 증권거래소(HKEX)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 조성한 규모가 약 1051억 홍콩달러, 즉 18조원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8배로 성장한 가운데, 대형 중국기업들이 잇따라 홍콩에서 상장하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CATL(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과 중저가 의류 쇼핑몰 쉬인 등이 있다. 홍콩 IPO 시장은 현재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세계 최대의 IPO 시장인 미국(약 21조원)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홍콩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41개로, 지난해 29개에서 1.4배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약 7.9배 증가한 자금을 조달하여 홍콩 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다. 상반기의 주역인 CATL은 410억 홍콩달러(약 7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전 세계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IPO로 기록됐다. 그 외에도 헝루이제약, 포산하이톈, 저장싼화 등 기업이 각각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하여 눈길을 끌었다.
홍콩 증시는 현재 160개 이상의 기업이 IPO를 위한 대기 중이며, 그 중에서는 강제노동 의혹으로 뉴욕과 런던 증시 상장이 무산된 쉬인이 연내 홍콩 증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형 기업들의 홍콩 상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하며, 기업들이 해외 진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홍콩 당국은 IPO 요건을 다방면으로 완화하고 있어, 기업들이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예를 들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작년부터 IPO 서류 심사 기간을 평균 139영업일에서 80영업일로 단축시키며, 기술기업 전용 채널을 신설해 정보 유출 방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올해 홍콩 증시에는 신규 상장 기업들이 평균 3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블룸버그의 자료에 기반한다. 이는 전 세계 IPO 시장이 둔화세를 겪는 가운데 홍콩이 IPO 시장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전문가 김경환 연구원은 올해 홍콩 IPO 시장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주가 역시 상반기에 약 47% 상승하며 IPO 시장의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형 중국기업의 상장이 잇따르면서 혁신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