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구리 가격 상승 이유 분석, 원자재 인플레이션 우려 커져
최근 금, 은, 구리 등 주요 금속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미국 달러화 자산의 신뢰도 약화 ▲첨단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수요 증가 ▲생산량 정체로 인한 수급 불균형 ▲민간투자 및 투기적 수요의 확대 등을 꼽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구리와 같은 산업용 금속은 대부분 중간재로서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므로 생산자 물가 상승을 유도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금속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면서 수출 통제와 비축 정책을 확대함에 따라, 한국의 제조업도 공급처 다변화와 현지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진단하였다. 이러한 금속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의 금·은·구리 가격 상승률은 알루미늄(17.4%)이나 니켈(8.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금속 가격이 급등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세금 정책과 함께 재정적자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무디스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적자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금·은의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은과 구리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산업용 은의 약 29%가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 또한 구리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금속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은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다. 은의 경우, 산업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은 정체되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 생산의 약 70%는 다른 금속의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구리 또한 광산 사고 등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금속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을 통한 민간 투자도 증가하여 금속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 사이에 글로벌 은 ETF에서 약 35억 달러 규모의 순매입이 있었으며, 전체 투자 규모는 약 1억1000만 온스에 달했다. 이는 향후에도 주요 금속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속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주요 금속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한 만큼, 작은 충격에도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속에 대하여 공급망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리튬·니켈·코발트와 같은 자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