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결혼에서 성관계 의무 삭제 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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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결혼에서 성관계 의무 삭제 법안 발의

코인개미 0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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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의회가 결혼 관계에서 성관계를 부부의 의무로 간주해 온 전통적인 해석을 수정하는 민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성관계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여 부부 사이에도 성적 동의가 필수적임을 법적으로 인정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배우자가 "상호 간 공동생활을 영위할 의무"를 지닌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 조항이 성관계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일부 법원은 배우자의 성관계 거부를 이혼의 유책 사유로 판단한 사례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복잡한 해석을 차단하고,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가질 의무가 없음을 명확히 하여 법적 기준을 재정립하려고 한다.

개정안을 주도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의원은 "공동생활이 곧 공동 침대를 의미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혼 관계에서도 개인의 신체적 자율과 동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이번 법안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이번 입법 추진은 지난해 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판결 이후 본격화되었다. 당시 재판소는 프랑스 법원이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을 이혼의 유책 배우자로 간주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판결을 내렸다. 즉, 결혼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모든 미래의 성관계에 사전 동의를 주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원 의원들은 이번 판결을 반영하여 민법 제242조를 개정, 성관계 거부나 결여가 이혼의 유책 사유가 될 수 없도록 명문화할 계획이다. 이런 법적 변화가 현실화되면, 성관계 거부가 결혼 의무 위반으로 여겨지던 기존 기준이 사라지게 된다.

이 개정안은 단순한 법 문구 수정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식 변화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프랑스는 강간 범죄의 정의에 '비동의'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부부 관계에서도 명시적인 동의의 필요성을 법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가정 내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IFOP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경험했으며, 24%는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응답자도 각기 39%, 14%의 수치로 나타났고, 젊은 층일수록 비동의 성관계 경험 비율이 더 높았다. 프랑스 의회는 이 개정안을 1월 말까지 심의할 예정이다. 결혼 관계에서도 '동의'가 법적 원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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