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러닝 핫스팟, 일본 왕궁 주변의 운동 문화
일본 도쿄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운동 애호가들에게 꼭 들러야 할 장소가 있다. 바로 도쿄역 인근의 일본 왕궁, 고쿄(皇居)다. 이곳은 한 바퀴를 돌면 정확히 5km에 이르는 러닝 코스가 있어 '러닝 성지'로 불린다. 주말에 이곳에서 뛰어본 경험은 정말 인상 깊었다. 특히, 러닝 복을 입고 자기만의 페이스로 조깅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느린 속도지만 멈추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그 모습에는 경외감이 느껴졌다. 그 외에도 많은 시니어 러너들이 마주치며, 오히려 헬스장 대신 풋살장, 실내 클라이밍 시설에서 가족과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또한 눈에 띄었다.
일본은 '생활체육 강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기반이 되는 체계적이고 건강한 운동 문화가 일상에 뿌리내리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 선수와 같은 뛰어난 선수들은 이러한 시스템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의 생활체육 문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일본은 '평생 스포츠'라는 개념을 중시한다.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고, 중학교에 입학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운동부에 가입한다. 사사카와스포츠재단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 남학생의 64.1%, 여학생의 49.8%가 운동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도 남학생 52.1%, 여학생 33.5%가 운동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중학생 소프트 테니스와 농구가 가장 많은 참여율을 보이며, 고등학생이 되면 농구부의 선택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운동부는 아침 수업 전 또는 방과 후 2~3시간 동안 연습을 하며, 방학 중에도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시스템은 엘리트 선수 양성에도 기여한다. 예를 들어, 오사카 세이후 중·고등학교의 체조부는 15명의 올림픽 국가대표를 배출했고, 군마현의 빙상부 출신 선수들이 대다수의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동아리들은 명문으로 자리잡는다.
또한, 일본의 스포츠청이 이 모든 활동을 관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2015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설립된 스포츠청의 목표는 '평생 스포츠 사회 만들기'이다. 성인이 주 1회 이상의 운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학생들의 운동부 활동도 관리하여 지나친 훈련으로 인한 부상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예방하고자 한다.
지방 간 스포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팀 스포츠 동아리가 사라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 학교와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체계적인 운동 문화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도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저 역시 학창 시절 운동을 아쉽게도 미뤄온 경험이 있어, 일본의 이러한 시스템을 보며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여러분도 평생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