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리루이 일기 소유권 승소… 톈안먼 시위 주요 기록 포함
미국 스탠퍼드대학교가 중국 공산당의 원로인 리루이의 일기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싸움에서 중요 승리를 거두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판사 존 티가르가 최근 리루이의 딸인 리난양이 아버지의 일기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합법적으로 기증한 것이라며, 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판결로 스탠퍼드대는 이 중요한 자료를 미국 내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리루이는 1918년 태어나 2019년 101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중국 공산당의 주요 사건들을 수십 년에 걸쳐 일기로 기록하였다. 특히 그의 일기에는 1989년 톈안먼 시위 당시의 실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그는 이를 '검은 주말(Black Weekend)'이라고 묘사했다. 이는 중국 현대사 연구에 있어 필수적인 1차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리루이는 1950년대 마오쩌둥의 비서로 활동했으나, 1959년 루산회의에서 지도부를 비판한 후 숙청과 투옥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루이는 중국 공산당의 고위층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며, 그의 저서는 중국 내에서 검열과 판매 금지를 당하는 등 반체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는 말년 들어 자신의 일기가 당국에 의해 훼손되거나 폐기되는 것이 두렵다고 느껴, 2014년부터 자신의 딸을 통해 스탠퍼드대에 기증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리루이가 사망한 이후 그의 두 번째 아내 장위전은 일기 소유권을 주장하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중국 법원은 장위전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반하여 스탠퍼드대는 중국 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2024년에 미국 법원에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중국 법원의 판결이 미국에서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며, 리루이가 생전에 기증한 행위를 유효하다고 인정하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소장이자 전 미국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는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1차 자료 중 하나가 자유롭게 연구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히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소송 과정에서 정치적 배경도 논의되었다. 전문가 증인으로 출석한 페리 린 전 스탠퍼드대 교수는 리루이의 일기가 공산당의 공식 역사와 상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장위전이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중국 공산당이 연루되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리루이의 일기는 향후 학계에서 더욱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며, 중국 현대사 연구의 중요한 기초 자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