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과 미국의 해상 봉쇄로 OPEC 산유량 급감…코로나 이후 최대 감소폭
2023년 3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평균 산유량이 2080만 배럴로 집계되며, 이는 전월 대비 무려 27%(790만 배럴)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급격한 감소는 이란 전쟁과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에 의해 중동의 에너지 공급이 심각하게 위축되면서 발생한 결과이다. 이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금융 및 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OPEC의 3월 석유 생산량 감소는 특히 이란과 관련된 지정학적 긴장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으로 보복을 하였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되며 이 지역의 에너지 수출이 제한되었다. 이로 인해 OPEC 회원국들은 저장 공간 부족 현상과 대응하기 위해 감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국가별로 구체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이라크는 하루 생산량이 전월 대비 61% 감소하여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780만 배럴을 생산하며 23% 감소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는 푸자이라 항을 통한 우회 수출에도 불구하고 45% 줄어드는 등 핵심 산유국들의 생산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상황은 항공업계와 석유화학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 부족으로 인해 4개 노선의 항공편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의 대형 욕실용품 제조업체인 토토는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가 부족해 조립식 욕실 유닛의 주문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가 유럽 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경고하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커질 것임을 암시했다. 동남아시아 전문 싱크탱크의 블레이크 버거 부소장은 이란 전쟁의 영향이 싱가포르,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직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조만간 끝나더라도 에너지 가격의 고통스러운 상승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독일 KfW 은행은 원유 가격이 2027년 이전에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유발하며, 이는 결국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UBS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2개월 이상 지속되면 글로벌 성장률이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특히 폐쇄 기간의 연장이 경제 성장률의 1%포인트 감소와 미국의 경제 침체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란과의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더라도 여전히 에너지 가격에 대한 장기적인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것이란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