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기대 이하의 상장 주가…‘인뱅 주가의 악몽’ 반복할까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기대주로 지목되었던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 예상보다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뱅 시장의 선두주자인 카카오뱅크 또한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바 있어, 케이뱅크도 유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10분 기준, 케이뱅크의 주가는 전일 대비 260원(3.77%) 상승한 7160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이는 공모가인 8300원 대비 13.73%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5일,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8300원으로 결정하며 상장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약 199대 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가격 결정 단계에서 이미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S증권의 전배승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유사기업 대비 약 19% 할인율을 적용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췄다”며, 주가 상승을 위해 사업 다각화와 플랫폼 경쟁력 입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장 후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급 부담이 지목된다.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 매출로 구성되었고, 상장 후 3~6개월 내에 잠재 물량(오버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높은 연계성도 주요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업비트 관련 펌뱅킹에서 발생하며, 한 연구원은 전체 수수료 수익의 약 30%가 업비트 의존한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케이뱅크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 역시 주가 상승을 막고 있는 요소다. 인뱅이라는 외형과는 달리 케이뱅크의 실질적인 수익 구조는 여전히 대출 중심의 전통 은행과 유사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인자산운용의 김성환 연구원은 “단순히 대출 중심 은행을 넘어선 성장 스토리가 없다면 인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 주가 반등의 핵심이 플랫폼 경쟁력의 입증 여부에 달려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비스형 뱅킹(BaaS) 모델의 확장, 이커머스와 소호 대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기업 가치의 재평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백두산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업비트 제휴를 바탕으로 법인 대상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 서비스 은행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산업 진흥이 신속하게 진행될 경우 오버행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멀티플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주가의 부진으로 인해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플랫폼 경쟁력과 사업 다각화의 성공 여부가 주가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