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상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송전망 제한으로 발전량 감소
정부가 중동전쟁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발전 상한제를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석탄발전량이 오히려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소는 동해안 송전망의 제약과 발전소 점검 일정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3월 석탄발전량은 1208만 메가와트시(MWh)로, 전월 대비 115만 MWh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스발전량은 1503만 MWh로 8.3%, 원자력발전량은 1259만 MWh로 9.8% 각각 증가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정부는 가스발전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마련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월 16일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석탄발전의 상한을 80%에서 최대 10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을 통해 가스발전을 대체하려는 정부의 기획이었다.
하지만 송전망의 제약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동해안 지역에는 총 5기가와트(GW)에 달하는 석탄 발전설비가 존재하지만, 정부가 운용하는 'N-2' 기준에 따라 송전망의 절반만 사용 가능하다. N-2 기준이란 두 개의 송전선로가 끊어진 상황에서도 송전을 가능하게끔 설계된 기준으로, 이로 인해 동해안 석탄 발전소의 가동률은 불과 30%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발전소 정비 일정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도 석탄발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여름철 전력 피크를 대비하여 3월과 4월에 석탄 발전소의 정비를 진행하기 때문에 2월보다 발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석탄발전은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송전망 접속 우선순위가 뒤쳐져서 계통제약이 생기고 있다고 언급하며, 많은 발전소가 여름을 대비하여 정비에 들어가 있어 석탄발전량을 늘리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송전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송전망 제약을 감안하지 않은 정부의 대책은 무의미하다"며, LNG를 대체하는 발전원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송전망 N-2 신뢰도를 더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상황은 발전소 가동률과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며, 정부의 전력 공급 전략에서 송전망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송전망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석탄발전량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와 더불어, 향후 에너지 공급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