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예금 수요 증가…직장인들, 환테크 재개”
최근 약달러 현상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에 대한 수요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고환율로 인해 한동안 관망하던 이들은 환율이 더 하락하기 전에 저렴한 가격에 달러를 매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달러 예금과 외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의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경제 주체들의 외화 자산 순취득액은 약 4조92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60억원)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개인, 기업, 금융기관 등이 달러와 같은 외화 자산을 얼마나 새로 구매했는지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해석된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외화 순취득액은 플러스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개인들이 외화 자산 구매에 다시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달러 매수 부담이 경감된 것도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대기 자금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해 1635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85% 늘어났으며, 올해 들어서는 이미 1931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보다 18.10% 증가했다. 최근 2년 동안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약 72% 증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수출업체의 고점 매도와 중동 협상 기대가 달러 약세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원화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발언도 달러 약세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이러한 환테크 수요를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외화 상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외화 예금 및 적립식 상품에서 환율 우대 혜택을 대폭 확대하고, 고객 확보를 위해 자동환전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거주자 외화정기예금의 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시간을 확대하여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수 수단으로서의 달러에 대한 인식을 넘어, 이를 하나의 현금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경향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불확실성과 중동의 지리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안전 자산으로서 달러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에는 단기 환차익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자산 분산과 미국 투자 목적의 달러 보유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라며 그 변화의 흐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