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계 자본의 한국 M&A 시장 침투
최근 한국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외국계 자본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국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토종 PEF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외국계 대형 투자 회사들은 활발히 한국 자산을 인수하고 있어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블랙스톤과 같은 거대 PEF가 부산의 중견 자동차 부품 기업인 퓨트로닉을 약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퓨트로닉은 1993년 설립 이후 해외의 유수 자동차 업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20%대의 높은 영업 이익률을 기록해온 기업이다. 블랙스톤은 최근 준오헤어와 제이제이툴스를 인수하며 한국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넓히고 있다.
또한, 청호나이스는 약 1조 원에 해당 외국계 칼라일에 인수되었으며, 이는 고(故) 정휘동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유족의 상속세 부담이 커져 매물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성사되었다. 이 외에도 외국계 PE는 대기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밀크티 프랜차이즈 '공차'의 대주주인 TA어소시에이츠가 대웅그룹의 시지바이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다수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PE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펀드 결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외국계 PEF는 원화 약세를 통해 동일한 달러로 더 많은 한국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중국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버는 브룩필드와 함께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자금 조달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경영진이 이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러한 외국계 자본의 한국 시장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산업과 경제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