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미국의 ‘서학개미’ 지적"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하면서,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서학개미’ 즉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를 지목했다. 반도체 수출이 활기를 띠며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가 원화의 약세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3년 10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은 중국, 일본, 대만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의 거시경제와 외환 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로,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5.3%에서 6.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와 기타 기술 관련 제품이 주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지속적인 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증가가 외환 유출을 불러오면서, 반도체 수출에 따른 외화 유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에서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연금을 포함한 정부 기관의 해외 주식 보유 증가가 연간 41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24년의 80억 달러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변화는 대다수가 환 헤지 없이 이루어져 원화의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서학개미 열풍'을 일으키며 활발히 미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비은행 금융기관과 가계의 해외 주식 투자도 원화 절하 압력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자금 유출 규모는 2024년 34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73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흐름을 ‘독특한 현상’으로 설명하며, 지난해 1월 구윤철 부총리와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의 논의에서 원화 하락이 한국 경제의 강력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 외환당국은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고, 2025년에는 28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순매도를 실시했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환율 급등 시점인 2025년 4분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연금은 외환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한은과의 통화 스와프를 활용하며 달러 자산을 매도해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으로 한국 정부는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환율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이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돌아온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의 일로, 2024월 다시 관찰대상국으로 포함된 상황이다. 미국은 무역 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하고 심층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