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 총재, 효율성 넘어 회복력 강조 - 세계 질서가 시험대에 올랐다"
칸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최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서 중동 분쟁을 현대 세계 질서의 '스트레스 테스트'로 간주하며, 이로 인해 기존 공급망에 대한 근본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단순한 안보 위기를 넘어서, 세계 질서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며, 주요 전략적 통로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칸다 총재는 특정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결국 비용 지불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이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의 ‘효율성’ 시대를 지나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회복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급등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공급망 안정성에 의존해온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구조적 복원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동 분쟁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초국가적 전력망’과 ‘디지털 네트워크’ 연결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와 디지털 접근성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경을 넘는 인프라 연결이 비용 절감과 기회 창출을 통해 수억 명에게 안정적인 기반 시설을 제공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총회에서 ADB는 ‘범아시아 전력망 이니셔티브’와 ‘아태 디지털 고속도로’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했다. 전력 분야에서는 오는 2035년까지 총 500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약 20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를 통합하고, 2만2000km의 송전선을 연결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2억 명의 에너지 접근성 증대와 84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며, 전력 부문 배출량도 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서는 200억 달러가 책정되며, 이는 하드웨어 확충뿐만 아니라 사이버 보안 및 규제 지원 같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로도 이어진다. 특히 서울에 설립될 예정인 ‘AI 혁신개발센터(CAID)’는 ADB의 개발도상국 대상 협력 사업에 AI를 접목하고, 개도국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는 중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ADB 총재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ADB의 노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진행 중인 공급망의 향후 전환 및 글로벌 경제 회복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질서가 다시 정립되고 있는 지금, 각국의 회복력 강화와 전략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