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금을 사지 말길 잘했다”…부진한 금값과 급락하는 골드바 수요
금값의 조정이 시작되면서 국제 금값은 올해 20%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골드뱅킹 잔액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2조 원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사재기 열풍을 겪었던 골드바의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으며, 현재 투자자들의 실물 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골드뱅킹 합산 잔액은 1조9850억 원(6월 16일 기준)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2조 원 대 이하로 떨어진 수치로, 골드뱅킹은 금 실물을 보유하는 대신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잔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투자자들의 이탈과 금 가격 하락이 맞물려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의 평가액이 줄어들면서 전체 잔액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금값의 추가 하락을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이 환매를 진행하면서 잔액 감소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골드뱅킹 잔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급증세를 보였다. 2023년 말에는 5177억 원에서 올해 1월 2조 4434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현재의 하락세로 다시금 위축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6월 16일 기준으로 온스당 4354달러에 마무리되었으며, 이는 올해 1월의 최고점인 약 5300달러 대비 약 20% 하락한 수치이다. 금값 하락의 주된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에서 기인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에 대한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또한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수록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한때 금값 상승에 따른 과도한 구매 열풍이 일었던 실물 자산, 골드바의 판매액도 올해 초 대비 반 토막 나 버렸다. 2023년 6월 16일 기준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204억 원에 불과했으며, 이는 1월의 900억 원 판매액에 비해 약 4분의 1 수준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는 골드바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현재는 가격 추세를 지켜보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더욱이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인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반도체 주식 등 특정 자산으로 쏠리면서 금 투자도 감소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상승하거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완화될 경우, 금이 다시금 주목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