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백화점에서 구매하세요”...면세점 직원의 조언
최근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명품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백화점과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면세점 제품 가격이 할인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자, 면세점 직원들마저 독일내국인 고객들에게 백화점에서 쇼핑하라고 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서울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의 한 직원은 계산기를 들여다보면서 “환율이 좀 떨어지면 다시 오세요”라며 실망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 직원은 “내국인은 면세점에서 구매할 경우 세금까지 신경 써야 하므로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면세점에서 쇼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명품 제품이 백화점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가격 차이 때문에, 고객들은 백화점 쇼핑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격 역전’ 현상은 특히 고가의 명품 제품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관세를 감안하면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지는 셈이다. 면세점에서 인기 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뚜주흐 미디엄백’은 면세점에서 588만8000원에 판매되는 반면, 백화점에서는 550만원으로 38만8000원이 더 저렴하다. 다른 모델인 ‘카로 미디엄백’도 면세점에서 618만2400원에 판매되는 반면, 백화점은 59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루이비통의 경우도 백화점에서 286만원인 ‘스피디 반둘리에 30백’이 면세점에서는 30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면세점의 실적과 연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이러한 악재로 인해 4분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3분기 면세점 소매판매액은 작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한 3조68억원으로, 이는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신라면세점은 매출 84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가 104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은 매출이 724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흑자 전환하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 상황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면세점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800달러 이상의 제품 구매 시 관세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 면세점은 가격 상승과 소비자의 선택을 끌기 어려운 현실이 지배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