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 역대급 해외 주식 투자에 따른 불안감 증대
올해 한국의 원화 가치는 1470원대까지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89.09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1.4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분석되고 있으며, 2009년 8월 이후 16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수치가 100을 초과하면 고평가, 반대로 100 미만일 경우 저평가로 간주된다. 현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일본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액이 급증한 것이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액은 718억 달러에 이르렀다. 작년(421억 달러)과 2023년(298억 달러)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치로, 10년 전인 2015년의 163억 달러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주식 투자는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에 환율에 더욱 민감한 영향을 미치곤 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주가 상승률이 높아 이 같은 해외주식 투자 흐름이 쉽게 반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하면 현재의 추세라면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대에 도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에 쏠린 과도한 투자 구조와 대미 투자의 합의에 따라 수출업체들의 느린 환전 수요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내년 달러당 원화값의 상단을 1540원으로, 하단은 1410원으로 제시하며 1400원대가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원화의 가치 하락은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심각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