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과 대미 협상 난항 속 코스피 조정 우려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가 26일 큰 폭으로 하락하며 34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인 3471.11에서 85.06포인트(2.45%) 하락한 3386.05로 마감하였다. 이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큰 하락 폭으로, 미국의 관세 리스크와 예상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의 하락은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로 인해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진 데서 비롯되었으며, 이와 함께 원화의 가치 하락과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에 대한 거품론이 재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매도를 서두른 상황이다. 이날 외국인은 총 6625억원 규모를 순매도하며 한국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집중 매수가 주춤하며 삼성전자를 1305억원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와 카카오는 각각 3563억원과 700억원 순매도를 기록, 벨류에이션 부담이 큰 종목들이 매도세에 휘말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5.61%가 하락하며 33만6500원에 마감하였다. 이러한 주식 가격 조정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계약 성과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대해 ‘선불 적용’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압박은 한국 기업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한국 원화가 1410원대 이하로 하락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이로 인해 한국 증시에서의 차익 실현 욕구가 더욱 높아지며 급작스러운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조정을 한미 간 관세협상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면서도,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및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코스피의 조정 기간이 길어질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금리 정책 및 외부 경제 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분산 투자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