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 부진 심화, 정부 부양에도 소외되는 상황

한국 증시가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 덕분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형 종목들이 여전히 이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다. 최근의 기준 금리 인하가 미국 증시에서 소형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의 발표에 따르면, 코스피가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KRX 초소형 TMI 지수는 단 0.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는 25.52% 상승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도 13.73%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소형주의 성장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KRX TMI 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 및 저유동성 종목 등을 제외한 종목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승 분위기에서 소외되고 있다. 대비적으로 KRX 중대형 TMI 지수는 28.08% 상승하며 중형(14.03%) 및 소형(7.34%) 종목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므로 코스피 시장의 지수가 2700에서 3400 수준으로 오른 동안, 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28.2%, 중형주가 14.53% 상승하는 동안, 소형주 지수는 겨우 4.58% 상승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시장에서 자금 수급 측면에서도 반영된다. KRX 중형 지수의 경우 약 4개월간 426개 종목이 200조4601억원 거래된 반면, KRX 초소형 지수는 604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거래대금은 51조9941억원에 불과하여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은 한국의 상황과 대조적으로, 미국 증시에서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압도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25일까지 러셀2000 지수는 16.68% 상승한 반면, S&P500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1.72%, 8.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러셀2000 지수는 2.51% 상승하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형주들이 겪고 있는 자금난과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는 이들의 펀더멘탈을 악화시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2%로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중소법인 연체율도 0.90%로 증가하였다. 대형기업들에 비해 자금여력이 낮아지고 경기 침체가 소형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소형주의 주주환원 여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올해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밸류업 테마’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증시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형 종목들이 계속해서 부진한 성과를 보이며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는 결국 전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어 장기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