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원 차기 원장 선임, 내부 갈등 속 혼란 가중

한국회계기준원(KAI)이 예정했던 차기 원장 선임 절차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는 공모 기준 및 일정 논의를 위해 지난 2일 회의를 개최했으나, 공모 시기를 놓고 벌어진 갈등으로 회의가 사실상 파행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원장 후보 공모는 원래 이달 중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내부 의견 차이로 인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계기준원은 지난 해에 '현직 원장의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차기 원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추천한다'는 규정을 새롭게 도입함으로써, 원장 선임 절차를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제10대 원장 후보 공모는 11월 내에 마무리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임기 시작 2개월 전에 진행되었던 공모 일정과 비교할 때 이번 시도가 이례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원추위 내부에서 상충하는 의견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기준원은 기업 회계의 기준을 정립하고 해석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최근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 하에서 회계기준원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 속에서 원장 선거전 역시 과거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박권추 전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 정석우 고려대 교수, 채이배 전 국회의원,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등 여러 후보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채이배 전 의원은 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회의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통해 폭넓은 네트워크와 금융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회계기준원장은 후보 공모 후 원추위가 2배수의 후보를 압축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회원 총회를 통해 최종 신임 원장이 확정된다. 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규정 변경으로 인해 선임 과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미치는 복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회계기준원의 차기 원장 선임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