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납부 검토… “국제법 준수하며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
청와대가 이란 정부에 요청하여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납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은 중동산 원유 및 가스를 수급하는 동시에, 해협 내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기인하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2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통행료를 납부해서라도) 원유와 선박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 실용적인 관점에서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유 수급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해협 내 한국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기존에 정부는 이란이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통행료 수용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통행료를 납부하는 것이 국제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선례를 남겨 향후 다른 국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최선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원유 공급을 위해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경우, 단지 돈 문제로만 접근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의 비상 경제 점검 회의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논의되었으며, 국제법 준수가 대전제로서 강조됐다고 전해졌다.
통행료 납부 여부에 대한 결정이 우리 선박의 안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간의 협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이 원활히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부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기로 의회를 통과시키며, 그 금액은 이집트 수에즈 운하와 비슷하게 1척당 약 40만 달러에서 많게는 2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배럴당 약 1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통행료로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결제 수단으로는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이 고려될 가능성이 높아,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중개 회사는 각국 선박의 소유 구조, 선적, 목적지 등을 철저히 검토하고 심사할 예정이다. 이란 정부는 각 국가를 1~5 등급으로 분류하여, 우호적인 국가들에게는 더 유리한 조건을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방송에 출연하여 “통행료가 30억원에 달하는 것은 국제법상 정당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으나, 배럴당 가격을 고려했을 경우 경제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란의 통행료 징수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다른 주요 해상 운송로인 뮬라카 해협, 대만 해협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이 동맹국들보다 먼저 통행료 체납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복잡한 정치적 맥락이 얽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연설에서 해협을 안전하게 지키고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각국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혀, 한국의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황은 한국의 에너지 수급과 원유 안정 공급, 그리고 선박 안전 문제를 둘러싼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