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탁업계, 1500조원 돌파…ETF 투자 열기 속 기념적 성과
지난해 국내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가 처음으로 150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신탁업 영업실적(잠정) 보고서에 의하면,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1516조5000억원으로, 이전 연도에 비해 138조4000억원, 즉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은 것으로 보이며,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이 접근성이 높은 투자 수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권별 분석에 따르면, 은행이 696조원으로 전체 수탁고의 45.9%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부동산신탁사 457조5000억원(30.2%), 증권사 332조원(21.9%), 보험사 31조원(2.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퇴직연금신탁과 고금리 정기예금형 신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56조9000억원이 증가, 20.7%의 성장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수탁고의 빠른 증가 원인으로 ETF 투자에 특화된 퇴직연금신탁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형 신탁을 지목하였다. 실제로 이 두 가지 분야에서 각각 18조원과 25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탁재산의 유형별 분포를 살펴보면, 재산신탁이 788조4000억원, 금전신탁이 726조5000억원으로, 각각 전체 신탁재산의 52.0%와 47.9%를 차지했다. 특히 금전신탁 부문은 전년 대비 93조7000억원 증가하며 14.8% 성장했는데, 이 중에서도 퇴직연금의 증가가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재산신탁 부문은 43조9000억원, 즉 5.9%라는 미미한 증가폭에 그쳤으며, 일부 유가증권신탁의 계약 해지로 인해 감소세를 보였다.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신탁업계의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 작년 전체 신탁보수는 2조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억원(1.4%)의 소폭 증가에 그쳤다. 특히 금전신탁 보수는 1조3877억원으로 15.6% 증가했지만, 부동산신탁 부문은 경기 침체 여파로 보수가 21.6% 줄어 6379억원에 머물렀다. 이러한 현상은 신탁사의 영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의 시장 환경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감원은 신탁업계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겸영 및 전업 신탁사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국민 재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번 성장은 신탁업계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향후 투자자들의 도전과 기회의 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