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1천만원 이상 거래, 모든 의심거래 보고 의무화” 법안 개정에 대한 업계 반발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입법예고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령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가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주요 쟁점은 1천만원 이상 가상자산 거래 시 무조건 의심거래보고(STR)를 의무화하는 조항인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최근 27개 가상자산사업자의 의견을 담아 법제처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닥사는 이러한 강제 조항이 법률 유보 원칙에 어긋나며, 모든 1천만원 이상 거래를 불법 재산으로 간주하여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라는 규정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특금법은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대해서만 의심거래보고를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법안이 별도의 기준을 설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닥사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가 시행될 경우 국내 주요 원화 거래소의 연간 STR 건수는 현재 6만3408건에서 544만5133건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체계가 사실상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개정안에 따른 고객확인(KYC) 및 트래블룰(정보 제공 의무) 강화로 인해 실무적 혼란과 투자자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기존 고객 신원 확인 절차에 정부 발행 문서 등을 통한 ‘정확성 검증’이 추가됨에 따라,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닥사는 이러한 검증 절차가 법적 근거 없이 추가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위반 시 영업정지까지 과도한 처벌이 뒤따를 수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개정안은 거래소 수신 사업자에게 거래 정보를 수취하고, 경우에 따라 거래를 거절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여 문제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가상자산의 비가역적 특성으로 인해 정보가 미비할 경우, 수신자가 입금을 대기시키거나 되돌리는 과정에서 급등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재산적 손실은 오롯이 사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전통 금융권과의 규제 형평성 문제 또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요건이 타 금융기관들보다 더 가혹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자본시장법에서는 예외가 인정되는 상황이지만, 가상자산사업자에게는 그러한 구제조항이 부재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닥사는 이와 같은 과도한 규제가 중소형 거래소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러한 규제의 모호성으로 인해 법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개정안은 5월 11일까지 입법예고 과정을 거쳐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통과한 후, 7월 중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그 뒤 8월 20일 개정된 특금법의 시행일에 맞춰 나머지 조항들도 내년 중 단계적으로 시행될 계획이다. 따라서 가상자산업계의 의견 수렴과 법안의 적절한 수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