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대 회계부정 상장사 신속 퇴출 방안 추진
금융당국이 회계부정을 저지른 상장사를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분식회계와 같은 중대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할 경우 '포괄적 재량권'을 통해 상장사 거래소가 필요성과 투자자 보호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즉각적인 퇴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약 2년 가까이 소요되는 실질심사 과정을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연내 회계심사 및 감리 주기를 단축하고 감리 수단을 강화하는 로드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요 선진국처럼 예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상장폐지 제도는 감사의견 미달이나 자본 잠식,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 정량 기준에 따른 형식적 상장폐지와 회계처리기준 중대 위반, 횡령 및 배임 등의 질적 사유에 따른 실질심사로 나뉜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평균적으로 약 2년 이상 소요돼 신속한 퇴출을 원하는 상장사 및 투자자에게 문제로 지적되어왔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해 상장 유지 여부를 폭넓게 판단할 근거를 법제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2001년 엔론 사태의 경우처럼, 대규모 회계부정이 발생했을 때 거래소가 즉각적으로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통해 포괄적 재량권 도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거론된다.
이 같은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 등의 협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거래소와의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회계부정 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남아 투자자 피해를 증가시키는 것을 막고, 건강한 기업으로 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최근 위원장 기자간담회에서 선진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 방향 중 하나로 '분식회계 근절' 및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회계감리는 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장부, 내부자 제보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업의 협조가 부족할 경우 감리 진행이 지연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은 회계감리 과정에서 계좌추적권 부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거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면 분식회계의 핵심 증거를 보다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는 금융실명법 개정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논의는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상장폐지 요건 강화도 회계감리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기준이 엄격해질 경우, 일부 한계기업이 자산이나 자본을 부풀려서 상장 유지를 꾀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기업 중 회계부정 위험이 큰 기업을 선별하여 철저한 심사와 감리를 통해 시장을 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