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TF 신탁, 단기 투자자에게 불리한 수수료 구조 드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한 70대 남성이 A은행에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로 1억 원을 운영하며 13차례 거래를 진행한 결과, 78.8%의 높은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은행에 선취 수수료로 1704만 원을 납부해야 했다. 만약 후취 수수료를 선택했더라면 수수료는 약 56만 원으로 대폭 감소했을 것이며, 절감된 수수료를 재투자했을 경우 누적 수익률은 103.1%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은행을 통한 ETF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단기 매매에 불리한 선취 수수료 방식으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취 수수료를 통해 은행이 거둔 수수료는 맞춤형 최적 수수료에 비해 무려 7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급격히 오르자 ETF 판매가 증가했으며, 6개 주요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은 지난해 64조 원에 이르렀고, 최근 5월에는 10조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평균 보유 기간이 단 42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하락장에 진입할 경우 원금 손실의 위험을 더욱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조사에서는 지난해 1월 이후 단순 평균으로 1인당 5.5회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전체 ETF의 94.6%가 6개월 이내에 매도되는 등 단기 매매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선취 수수료 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단기 거래에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취 수수료는 가입 시 1% 정도를 납부해야 하며, 후취 수수료는 해지 시 일할 계산하여 지급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투자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후취 수수료가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선취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현실이다.
금감원은 이와 같은 수수료 구조가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목표 수익률을 과도하게 낮게 설정한 것이 빈번한 매매와 수수료 부담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5% 이하의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계좌가 전체의 58.1%를 차지했으며, 3% 이하나 1% 이하로 설정한 경우도 상당수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은행은 고객의 손실 위험을 전적으로 떠안으면서도 선취 수수료를 통해 고객 이익의 약 14%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구조가 고객의 최적 수수료인 545억 원에 비해 무려 7.2배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낳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ETF 신탁은 증권사를 통한 직접 매매보다 높은 거래 비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단기 반복 거래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하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감원은 은행의 내부 구조와 성과 지표(KPI), 판매 절차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투자자는 향후 이러한 구조 변경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