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늘려도 3천억만 잡힌다…중저신용자 대출 총량규제 완화
금융당국이 은행권 중저신용자 대출의 총량규제 예외 비율을 기존 30%에서 최대 70%로 늘렸다. 은행이 중저신용자 여신을 1조원 늘려도 이 중 3000억원만 가계대출 총량에 잡히는 셈이다.
뉴스 핵심
- 금융당국이 은행권 중저신용자 대출의 총량규제 예외 비율을 기존 30%에서 최대 70%로 확대했다.
- 저축은행은 총량 예외 비율이 80%에서 100%로 올라 이달부터 사실상 전액 제외된다.
-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은 1조7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줄었다.
총량규제서 최대 70%까지 빠진다, 무슨 뜻인가
금융당국이 최근 주요 은행 관계자를 불러 민간 중금리대출을 비롯한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적극 취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은행이 취급한 전체 중저신용자 대출 가운데 최대 70%까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빼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중저신용자 대출의 30%만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로 그 폭이 40%포인트 늘어나면서 은행이 실제로 총량에 반영해야 하는 몫은 크게 줄어든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판매되는 신용대출을 가리킨다. 이번 완화의 직접 대상이 되는 상품군이다.
1조원 빌려줘도 3000억만 잡힌다, 계산해보면
예를 들어 한 은행이 올해 중저신용자 여신을 1조원 늘린다고 하면, 이 중 3000억원만 가계대출 총량에 산정된다. 나머지 7000억원은 총량 규제 계산에서 빠진다.
과거 규정대로였다면 같은 1조원 중 7000억원이 총량에 잡혔을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같은 규모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전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부담이 절반 아래로 낮아지는 셈이다.
이 계산은 은행이 실제로 여신을 그만큼 늘렸을 때를 가정한 것이라, 개별 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얼마나 확대할지에 따라 총량에 반영되는 실제 금액은 달라진다.
5대 은행 중금리대출은 왜 줄어들고 있었나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1조759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4% 줄었다.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연체·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금융권 전반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과정에서 서민금융이 위축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총량 안에서 관리해야 할 대출이 많아질수록 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신용자 대출을 우선하게 되는 구조였다.
당국이 이번에 유인책을 대폭 확대한 배경에는 서민의 자금 융통을 원활하게 하려는 포용금융 강화 기조가 깔려 있다. 총량규제가 오히려 대출이 필요한 서민층의 문턱을 높였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저축은행·여신업계는 총량 규제서 거의 빠진다
당국은 앞서 제2금융권 중금리대출에 대해서는 더 강한 인센티브를 꺼내 들었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중저신용자 대출의 80%를 총량에서 예외로 인정받았는데, 이달부터 이 비율이 100%로 올라간다.
저축은행 기준으로 보면 예외 인정 비율이 20%포인트 오른 것이다. 사실상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총량 규제 계산에서 통째로 빠지게 된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 적용되는 예외 비율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제2금융권이 애초에 중저신용자 비중이 더 높은 업권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 대출 조건은 실제로 달라지나
이번 조치는 은행의 총량 관리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지, 개별 대출자의 심사 기준을 정부가 정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여력이 커지는 만큼, 신용점수 하위 50% 구간에 있는 차주들이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문이 이전보다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방침에 맞춰 은행들도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달 들어 시중은행들은 신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용점수가 중저신용 구간에 있고 최근 은행 대출 심사에서 문턱을 느낀 차주라면, 이달 이후 출시되는 은행권 중금리대출 신상품의 금리와 한도 조건을 비교해볼 만하다.
핵심 수치 요약
이번 총량규제 완화 조치의 핵심 수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은행권 중저신용자 대출 총량 예외: 30% → 최대 70%
- 저축은행 총량 예외: 80% → 100%(이달부터)
- 5대 은행 상반기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1조7593억원(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
- 중저신용자 여신 1조원 확대 시 총량 산정액: 3000억원(과거 기준 7000억원)
이달 신상품 출시, 그때 확인할 것
금융권에서는 이달 들어 시중은행들이 신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해졌다. 실제로 어떤 은행이 어떤 조건의 상품을 내놓는지가 이번 규제 완화의 체감 효과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알아보는 차주라면 은행별로 발표하는 신상품의 금리, 한도, 심사 기준을 개별적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총량 규제가 완화됐다고 해서 모든 은행이 동일한 폭으로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을 전달하는 것으로 특정 대출 상품 가입을 권하지 않는다. 총량규제 예외 확대가 개별 은행의 승인 기준이나 우대금리를 보장하지 않으며, 중금리대출도 신용점수와 소득에 따라 심사 결과와 금리가 달라지고 상환 부담이 따르므로 대출 여부는 본인의 재정 상태를 살펴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