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 시장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 이후 급격히 위축되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최근 몇 달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주요 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졌다. 특히, 미국 주식 시장의 주요 지수인 다우, S&P500, 나스닥이 일제히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부추겼다. 지난 10일, 다우 지수는 1.9% 하락, S&P500 지수는 2.7% 감소, 나스닥 지수는 무려 3.6% 하락했다. 금융 분석 회사 비스포크투자그룹은 이날 뉴욕증시 시가총액이 약 2조 달러(2870조 원)가 증발했다고 보고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슈퍼 랠리'를 주도했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중에 역대 최고점을 찍은 후 4.91% 급락, 하루 만에 2291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 외에도 테슬라와 아마존은 각각 5%가량 하락했고, 이들 M7 대형주 시총에서만 7700억 달러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급락은 한편으로 공포 지수를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변동성지수(VIX)는 5.23포인트(31.83%) 급등하여 21.66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 증시에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관세 부과 시점인 11월 이전에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한편, 이러한 시장 불안 속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이 처음으로 1조5000억 원을 넘겼다. 금 실물 골드바 판매도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으며, 대체재인 실버바 판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금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자산 시장의 이러한 변동성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전체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 증발하는 등의 큰 피해를 보았다. 특히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190억 달러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다.

현 상황에서 원화의 가치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는 상대적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분간 달러당 1400원대 초중반 선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