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디앤비, 묻는 사람과 값을 치르는 사람이 다른 장사를 한다
원청과 처음 거래를 트려는 협력업체가 흔히 받는 요구가 있습니다. 믿을 만한 회사인지 보여 줄 신용 성적표를 내 달라는 것입니다. 그 성적표를 들여다보는 쪽은 원청인데, 성적표를 받으려고 돈을 내는 쪽은 협력업체입니다. 묻는 사람과 값을 치르는 사람이 다른 장사입니다. 나이스디앤비(130580)는 바로 이 성적표를 만들어 파는 회사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내 기업 몇 곳을 평가하는 작은 회사처럼 보입니다. 이 회사가 쥔 것은 하나 더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세계 기업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한국에서 200여 개국 기업을 들여다보게 해 주는 통로입니다. 이 회사의 힘은 자체 기술보다 계보에서 나옵니다. 나이스 그룹의 신용정보 계보와 미국 D&B;의 세계 네트워크, 두 개의 간판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간판 하나의 주인이 최근에 바뀌었습니다.
투자 참고용 글입니다. 작성 기준일은 2026년 9월 25일이며, 앤트가드 시그널 가격(2026년 9월 23일 종가 기준)과 유의사항은 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이 회사, 뭐 하는 회사인가
나이스디앤비는 2002년에 세워진 나이스(NICE) 그룹 계열사입니다. 하는 일을 한 줄로 줄이면 기업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를 만들어 파는 일입니다. 상품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거래처가 믿을 만한 회사인지 확인해 주는 기업 신용 평가·인증, 세계 200여 개국 기업의 정보를 조회하게 해 주는 글로벌 기업정보, 그리고 은행이 대출 심사에 쓰는 기술신용평가(TCB)입니다. 기술신용평가는 기업이 가진 기술을 얼마로 쳐줄 수 있는지 따져 등급을 매기는 서비스입니다.
돈을 내는 사람은 셋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협력업체를 고르고 관리해야 하는 원청과 대기업입니다. 둘째는 대출을 내주기 전에 기업을 따져 봐야 하는 은행 등 금융기관입니다. 셋째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 자신입니다. 한 회사를 두고 평가받는 쪽과 평가를 쓰는 쪽 양쪽에서 돈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기업신용평가 업권에서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3.6%로 집계됐습니다.
상품별 비중을 공개한 최근 수치는 2020년 것입니다. 당시 신용인증 서비스가 매출의 65.5%, 글로벌 기업정보 서비스가 27.2%, 거래처관리 서비스가 7.3%를 차지했습니다. 매출 셋 중 둘이 협력업체가 받아 가는 성적표에서 나왔습니다. 같은 해 분석은 계절도 짚었습니다. 기업들이 3월 말까지 사업보고서를 내고 나면 기업정보를 찾는 수요가 늘어 2분기에 매출과 이익이 가장 높았습니다. 새 재무제표가 나오는 철에 성적표도 새로 찍는 장사입니다.
원청이 묻고, 협력업체가 돈을 낸다
신용인증 사업의 힘은 수요를 만드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데서 나옵니다. 협력업체가 성적표를 갖고 싶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거래를 트거나 이어 가려면 원청이 요구하니 받는 것입니다. 원청이 거래처를 까다롭게 볼수록 성적표를 찾는 협력업체도 늘어납니다. 광고로 손님을 끄는 장사와는 결이 다릅니다.
원청 입장에서도 이 방식이 편합니다. 거래처 여러 곳의 재무 상태를 직접 뒤지는 대신, 믿을 만한 곳이 매긴 등급 하나를 받아 보면 됩니다. 비용은 거래처가 부담합니다. 원청은 품을 덜고, 협력업체는 원청의 문턱을 넘을 증명서를 얻습니다. 나이스디앤비는 그 사이에서 양쪽이 함께 인정하는 기준을 팝니다.
2020년 매출에서 신용인증 서비스가 65.5%를 차지한 것도 이 구조 덕분입니다. 거래처관리 서비스 7.3%는 돈이 오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이쪽은 원청이 직접 돈을 내고 자기 거래처들의 상태를 살피는 데 씁니다. 이렇게 보면 같은 협력업체 정보가 한 번은 협력업체 쪽에서, 한 번은 원청 쪽에서 쓰입니다. 정보는 한 번 만들고 여러 번 팔 수 있을 때 가장 값이 납니다. 이 회사 장사의 급소가 여기 있습니다.
해외 거래에 내미는 기업 신분증, 던스 번호
던스(D-U-N-S) 번호는 세계 기업에 붙는 사업자 식별 번호입니다. 나라마다 사업자등록번호 형식이 다르니, 국경을 넘는 거래에서는 모두가 알아보는 공통 번호가 필요합니다. 미국 D&B;가 만든 이 번호가 그 역할을 합니다. 수출 계약을 맺거나 해외 조달 시장에 공급업체로 등록하려는 한국 기업은 이 번호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이 번호를 신청하고 갱신하는 페이지를 나이스디앤비가 운영합니다. 회사는 스스로를 D&B; 월드와이드 네트워크의 회원사로 소개합니다. 해외로 나가려는 한국 기업이 거치는 문 가운데 하나를 이 회사가 지키고 있습니다.
문은 반대 방향으로도 열립니다. 한국 기업이 해외 거래처를 고를 때는 그 회사가 실제로 있는지, 믿을 만한지 알아야 합니다. 나이스디앤비의 글로벌 기업정보는 세계 200여 개국 기업의 정보를 조회하게 해 줍니다. 2020년에 이 사업이 매출의 27.2%를 냈습니다. 나가는 기업에게는 번호를, 밖을 살피는 기업에게는 정보를 팝니다. 국경을 오가는 거래에서 양쪽 방향으로 통행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 사업은 회사가 세계 기업 정보를 혼자 다 모아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네트워크 회원이라는 계약이 있기에 가능한 장사입니다. 나이스디앤비의 힘이 기술보다 계보에서 나온다고 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본가 D&B;, 77억 달러에 사모펀드 품으로
그 네트워크의 본가인 미국 Dun & Bradstreet가 2025년에 주인을 바꿨습니다. 사모펀드 Clearlake가 2025년 3월 24일 인수를 발표했고, 6월 12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26일 인수를 마쳤습니다. 거래 규모는 부채를 포함해 77억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D&B;는 이 거래로 증시에서 내려와 비상장 회사가 됐습니다.
사모펀드는 돈이 될 것에만 큰돈을 겁니다. 77억 달러는 D&B;가 쌓아 온 세계 기업 명부와 번호 체계를 그만큼 쳐줬다는 가격표입니다. 나이스디앤비가 한국에서 다루는 것이 바로 그 명부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본가의 몸값이 매겨지면서 이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로 평가받는지 바깥에서도 가늠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조도 흥미롭게 바뀌었습니다. 본가는 비상장이 됐는데, 그 네트워크의 한국 통로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D&B; 주식을 살 길은 닫혔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이 네트워크 장사에 닿는 길은 나이스디앤비 쪽으로 좁혀졌습니다.
이 인수는 본가의 일입니다. 나이스디앤비 자신이 인수된 것은 아닙니다. 바뀐 것은 이 회사가 기대고 있는 간판의 주인입니다.
은행이 대출 전에 매기는 기술 점수
세 번째 상품인 기술신용평가(TCB)는 은행과 이어져 있습니다. 담보나 매출이 넉넉하지 않은 회사라도 가진 기술이 좋으면 돈을 빌릴 길을 열어 주자는 제도입니다. 은행은 그 기술을 얼마로 쳐줄지 직접 따지기 어려우니 평가사에 맡깁니다. 평가사가 매긴 등급이 대출 심사에 들어갑니다.
이 시장에서 나이스디앤비와 겨루는 곳은 나이스평가정보, 이크레더블, 한국평가데이터, SCI평가정보입니다. 같은 그룹의 나이스평가정보도 경쟁자 명단에 있습니다. 나이스 그룹 안에서는 나이스평가정보와 나이스신용평가가 함께 개인·기업 신용정보와 평가를 나눠 맡습니다.
2024년 3월 1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오규근 대표가 새로 선임됐습니다. NICE평가정보에서 CB부문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그룹 안에서 신용정보 일을 해 온 사람에게 경영이 넘어왔습니다. 새 대표가 첫 목표로 내건 것은 기술평가의 품질입니다. 법과 규정을 지키는 체계를 강화하고, AI를 활용한 평가 모형을 들이겠다고 했습니다.
이 목표는 업계 전체의 숙제와 겹칩니다. 2025년 2월 5일 금융위원회는 나이스디앤비를 포함한 기술신용평가사 5곳의 신용정보법 위반 제재를 의결했습니다. 경쟁사 명단과 제재 명단이 똑같았습니다. 은행이 믿고 쓰는 등급이 이 사업의 상품이니, 평가가 깨끗해야 매출의 문턱을 넘습니다. 나이스디앤비는 새 대표 아래 그 문턱을 첫 과제로 올려 두었습니다.
50억 원으로 자기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2026년 9월 7일 나이스디앤비는 5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한국투자증권과 맺기로 결정했습니다. 자기주식 취득 신탁은 회사가 증권사에 돈을 맡기고, 정해진 기간 동안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게 하는 방식입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9월 7일부터 2027년 5월 6일까지입니다. 회사가 밝힌 목적은 주주에게 돌려주는 몫을 늘리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회사가 번 돈을 쓰는 길은 여러 가지입니다. 공장을 짓거나, 다른 회사를 사거나, 주주에게 돌려줍니다. 정보를 만들어 파는 이 회사는 큰 공장이 필요한 사업이 아닙니다. 쌓아 둔 기업 정보와 네트워크 계약이 곧 생산 설비입니다. 그런 회사가 현금을 주주 쪽으로 돌리기로 한 결정은 자연스럽습니다.
사들인 주식만큼 시장에서 도는 주식은 줄어듭니다. 남은 주주 한 사람이 가진 몫은 그만큼 커집니다. 주식을 사는 데 쓸 현금이 설비가 아니라 사업에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 회사 장사의 성격을 보여 줍니다.
성적표 가게에서 세계 명부의 한국 관문으로
나이스디앤비를 기업 성적표를 찍는 회사로만 보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원청이 요구한 성적표를 협력업체가 받아 가는 장사는 이 회사의 몸통입니다. 그 옆에는 세계 기업 번호와 200여 개국 기업정보로 이어지는 통로가 붙어 있습니다. 앞의 것은 나이스 그룹의 계보에서, 뒤의 것은 D&B; 네트워크에서 왔습니다.
본가 D&B;가 77억 달러에 비상장으로 옮겨 가면서, 이 통로는 한국 증시에서 그 네트워크로 이어진 입구가 됐습니다. 이 회사가 파는 것은 결국 하나입니다. 한국 기업이 믿을 만하다는 증명을 국내 원청에게도, 해외 바이어에게도 통하는 말로 바꿔 주는 일입니다. 거래가 국경을 넘을수록 그 번역의 값은 올라갑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나이스디앤비 공시 및 네이버 금융 재무 정보, 글로벌이코노믹(2020-07-13), 한국금융신문(2024-08-19), 나이스비즈인포(2026-09-01), Yahoo Finance·Private Equity Wire(2025-08-26), 한국금융신문(2024-08-19, 2025-02-13), 치킨스탁 주요사항보고서 정리(2026-09-07)
나이스디앤비 앤트가드 시그널 — 진입·손절·목표가
나이스디앤비 · 앤트가드 시그널
기준가 6,770원 (2026년 9월 23일 종가)
진입 6,780원 (기준가 대비 +0.15%)
손절 6,500원 (기준가 대비 -3.99%)
목표1 6,950원 (기준가 대비 +2.66%)
목표2 7,130원 (기준가 대비 +5.32%)
퍼센트는 기준가 대비입니다. 네 값 모두 앤트가드 금융공학 모델이 산출했습니다.
| 진입 기준 | 폭 | 손익비 |
|---|---|---|
| 손절까지 위험 | -280원 (-4.13%) | — |
| 목표1까지 보상 | +170원 (+2.51%) | 0.61 대 1 |
| 목표2까지 보상 | +350원 (+5.16%) | 1.25 대 1 |
신호 산출 기준일은 2026년 9월 23일 종가입니다.
언제는 모델이, 왜는 리서치가.
네 값은 금융공학 모델이 계산하고, 공시·실적·테마·수급은 우리가 확인합니다.
앤트가드 시그널.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손익은 전적으로 독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이 종목 위험 등급: 보통 (2026년 9월 25일 확인).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투자경고·단기과열 지정 여부와 전자공시(DART)의 감사의견·불성실공시 이력을 확인했습니다.
본문 수치는 각 출처가 명시한 날짜를 따르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전 전자공시(DART)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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