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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의 베트남 첫 상품은 왜 카드가 아니었을까

서학개미기자 0 331 0
롯데카드 커버 — 롯데카드의 베트남 첫 상품은 왜 카드가 아니었을까

롯데카드가 베트남에 갔다고 하면, 한국에서 쓰던 카드의 베트남판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현지 사업의 출발 순서를 보면 카드가 뒤에 있습니다.

2018년 12월, 롯데파이낸스가 시작한 것은 현금대출이었습니다. 신용카드는 그다음 해 4월에 나왔습니다. 카드회사가 해외에서 처음 연 장사는 계산대에서 카드를 긁는 일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의 출범 행사 기록

그리고 2026년에는 자동차 리스가 다음 사업으로 등장합니다. 현금대출에서 카드로, 다시 자동차를 쓰는 데 필요한 금융으로.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한국 회사 이름에 붙은 ‘카드’를 잠깐 내려놓아야 합니다.

롯데카드 — 카드보다 먼저 시작한 일은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장사 도판

해외로 보낸 것은 카드 한 장보다 컸다

시작은 현지 금융회사 인수였습니다. 롯데카드는 2017년 테크콤파이낸스 인수 계약을 맺었고, 2018년 3월 최종 승인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에 카드 상품 하나를 소개하는 대신, 그곳에서 금융업을 하는 회사를 확보한 것입니다. 롯데카드 회사 연혁

한국에서의 간판과 현지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은 이렇게 갈라집니다. 모회사는 롯데카드지만, 현지 회사는 롯데파이낸스입니다. 먼저 돈이 필요한 개인에게 대출을 하고, 이후 결제에 쓸 신용카드를 더했습니다.

현금대출에서는 돈을 먼저 내주고 나중에 돌려받습니다.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에 더해, 고객이 갚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일이 현지 사업의 앞에 놓였습니다.

대출이 먼저였다는 연혁이 현지 소비자의 모든 선호를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경영진이 카드보다 대출을 택한 이유도 순서만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순서는 사업의 실체를 알려줍니다. 처음부터 결제 수수료만을 받는 장사를 한 것이 아니라, 자금을 먼저 내주고 회수하는 소비자금융을 운영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금융회사 하나를 인수하면 원하는 장사를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고객을 찾는 일 앞에는 또 하나의 경계가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허용된 업무 범위입니다.

롯데카드 — 새 상품보다 먼저 바뀐 것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 도판

고객을 넓히려면 회사의 자격도 바뀌어야 했다

2026년 8월 28일,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중앙은행으로부터 소비자금융 회사에서 종합금융 회사로의 전환 승인을 받았습니다. 롯데카드는 이 승인을 기업·사업자 금융과 리스 사업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설명했습니다. 롯데카드의 2026년 9월 발표

바뀐 자격은 거래할 수 있는 고객을 넓혔습니다. 개인에게 소비 자금을 빌려주던 회사가 기업의 자금 수요와 영업용 차량까지 더 넓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리스가 붙으면 거래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돈을 빌려 물건을 사는 방식 외에, 필요한 자산을 계약에 따라 사용하고 대가를 내는 방식이 들어옵니다. 일반적인 금융리스에서는 자산의 취득과 사용, 계약 기간의 대금 회수가 함께 얽힙니다. 카드 한 장의 한도만 생각해서는 잘 보이지 않던 장사입니다.

회사는 자동차 리스를 시작점으로 삼아 의료기기와 건설장비로 넓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승인으로 업무 범위가 열렸고, 실제 고객을 확보해 계약을 맺는 일이 그 뒤에 남았습니다.

롯데카드 — 빌려준 돈이 늘었다고 이익도 함께 느는 건 아니다 도판

사업을 넓힌 다음에는, 돌려받을 방법을 넓혀야 한다

같은 발표에는 덜 눈에 띄는 계획도 들어 있습니다. 2027년부터 기업 심사 조직을 강화하고 기존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새 상품 이름만큼이나 중요한 대목입니다.

개인과 기업은 돈을 버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월급으로 갚는 사람과 영업에서 현금을 만들어 갚는 회사의 사정을 같은 질문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금융회사에도 그 고객을 이해하고 상환 가능성을 따지는 일이 늘어납니다.

리스와 기업금융으로 넓어지면 고객을 이해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개인의 소득을 살피는 일에 더해 기업이 어떤 거래에서 현금을 만드는지 봐야 합니다. 차량이나 장비가 계약에 들어가면 자산의 상태와 남은 가치도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은 새로운 수익원인 동시에, 새로 알아야 할 고객 사정입니다.

대출 규모만 키우면 이익도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장사는 아닙니다. 회수하지 못하는 돈과 자금 조달 비용이 남기 때문입니다. 업무 범위를 넓히는 승인이 새로운 문을 열었다면, 심사와 회수는 그 문을 열고도 계속 해야 할 일입니다.

상품 이름은 바뀌어도 질문 하나는 남습니다. 고객이 오늘 쓴 돈을 내일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해외 금융사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카드가 몇 종류 나왔는지만이 아니라, 회사가 그 질문을 얼마나 잘 풀어가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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