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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릭스는 결제보다 광고로 더 벌고, 9년 된 벽돌깨기에 신작을 건다 [기업해부사전 36화]

서학개미기자 0 5 0
모비릭스 커버 — 모비릭스, 벽돌깨기가 진열대다

각도를 잡아 공을 쏘면 벽돌이 깨진다. 남은 벽돌이 화면 아래 끝까지 내려오면 판이 끝난다.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기 1억 회를 넘긴 ‘벽돌깨기 퀘스트’의 규칙은 그게 전부다. 한 손으로 하고, 오래된 휴대폰에서도 돌아가고, 인터넷이 끊겨도 된다. 이 게임을 2017년 10월에 내놓은 회사가 모비릭스(348030)다.

10월 6일 모비릭스는 유안타증권과 60억원어치 자기 주식을 사들여 없애는 신탁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고, 같은 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이름이 검색창에 올랐다. 소식은 거기까지다. 이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는 그 벽돌깨기 화면 안에 들어 있다.

모비릭스는 게임을 파는 회사라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화면을 빌려주는 회사다. 빌려 가는 쪽은 둘이다. 그 화면에 광고를 띄우려는 세계의 광고주, 그리고 첫 손님이 필요한 모비릭스 자신의 신작이다. 9년 된 벽돌깨기는 팔고 끝난 상품이 아니라 지금도 손님이 드나드는 가게 앞 진열대다.

결제 버튼보다 광고 화면이 더 번다

2026년 1분기 모비릭스의 게임 매출은 72억2,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56.3%인 40억6,000만원이 광고에서 나왔다. 아이템이나 게임 속 재화를 판 인앱결제는 30억9,000만원, 42.8%였다. 나머지 1%가 안 되는 몫은 라이선스다. 이 회사 매출의 절반 넘게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광고주가 낸다.

돈이 오는 길은 이렇다. 광고주는 구글 애드몹(Google AdMob)이나 메타(Meta) 같은 광고 플랫폼에 돈을 낸다. 플랫폼은 그 광고를 모비릭스 게임 화면에 띄우고, 제 몫을 뗀 나머지를 모비릭스에 보낸다. 광고 한 번의 값은 모비릭스가 정하지 않는다. 그 화면에 광고를 걸고 싶은 세계 광고주들이 실시간 입찰로 정한다.

게임 안에서 두 돈줄은 섞여 있다. 벽돌깨기 퀘스트에도 광고와 유료 아이템이 함께 들어 있다. 돈을 내지 않는 이용자에게는 광고를 끝까지 보면 게임 속 보상을 주는 보상형 광고를 내밀고, 돈을 쓰는 이용자에게는 게임 안 상품을 판다. 이 구조에서 결제하지 않는 사람은 매출이 없는 손님이 아니다. 그 사람이 광고를 보는 동안 광고주의 돈이 들어온다.

두 줄을 장부에 적는 방식은 다르다. 이용자가 결제한 돈은 전액을 매출로 잡고, 앱마켓에 주는 수수료를 비용으로 뺀다. 회사가 밝힌 수수료는 결제액의 30%다. 광고는 플랫폼이 제 몫을 먼저 떼고 보낸 돈만 매출로 적는다. 같은 잣대로 맞추려면 결제 쪽에서 30%를 덜어 내야 한다. 그러면 1분기 결제로 남는 돈은 약 21억6,000만원, 광고 40억6,000만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플랫폼 몫을 다 떼고 나면 모비릭스에게 광고는 결제의 두 배에 가까운 돈줄이다.

이 회사의 급소도 같은 자리에 있다. 광고 값이 입찰로 정해지니, 세계 광고주가 지갑을 닫으면 같은 화면이 같은 시간 동안 덜 번다. 모비릭스가 쥔 것은 사람이 머무는 화면이고, 그 화면의 값은 남의 경매장이 매긴다.

모비릭스 — 게임은 이용자가, 광고비는 광고주가 도판

피처폰 게임 회사가 매출 4분의 3을 해외에서 벌기까지

모비릭스는 2007년 7월 세워졌다. 처음에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파는 피처폰에 게임 수십 종을 직접 만들어 넣었다. 게임을 손님 앞에 내놓는 문이 통신사뿐이던 시절이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으로 옮겨 가면서 직접 만든 게임에 외부 개발사의 게임까지 받아와 내놓는 퍼블리싱을 본업으로 삼았다. 2011~2015년 사이에는 세계 앱마켓에 게임을 올리고 광고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2021년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문이 바뀌자 손님의 국적이 바뀌었다. 2026년 1분기 게임 매출의 76.7%인 55억4,000만원이 해외에서 나왔다. 광고 값을 매기는 데이터는 140여 개국에서 들어온다. 한국에서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드문 게임회사가 매출 대부분을 국경 밖에서 번다.

벽돌깨기 퀘스트는 그 문으로 나간 대표 상품이다. 규칙을 알아듣는 데 번역이 필요 없다. 긴 대사도 세계관도 없이 각도만 잡으면 된다. 한 손 조작, 저사양 기기, 오프라인 플레이를 앞세운 것도 같은 방향이다. 비싼 휴대폰과 빠른 인터넷이 없는 이용자도 문턱 없이 들어온다. 2022년 7월 이 게임 한 편의 월간 이용자는 약 834만명이었고, 출시 뒤 7년이 지난 2024년에도 회사 매출의 25.6%를 맡았다. 단순한 게임은 싼 게임이 아니라 국경을 가장 싸게 넘는 게임이다.

모비릭스 — 손안의 게임, 세계로 열린 입구 도판

200개 게임이 서로의 진열대가 된다

새 게임을 내놓으면 첫 손님을 어디서 데려오느냐가 문제다. 대부분은 돈을 내고 사 온다. 모비릭스도 구글·애플·메타와 앱러빈(AppLovin)·유니티(Unity) 같은 광고 네트워크에 돈을 내고 새 이용자를 모은다. 남의 게임 화면에 자기 게임 광고를 거는 일이다. 벽돌깨기 화면에서는 지면을 파는 모비릭스가, 신작을 낼 때는 남의 지면을 사는 쪽에 선다.

모비릭스에는 길이 하나 더 있다. 1분기 말 기준 약 200종의 게임을 세계에 서비스하고, 이 게임들의 월간 이용자는 약 1,900만명이다. 회사는 신작이 나오면 이 200여 개 게임의 이용자에게 먼저 보여 준다. 벽돌깨기를 하던 사람의 화면에 비슷한 장르의 새 게임이 뜨고, 그 사람이 내려받아 새 게임을 시작한다. 회사는 이것을 마케팅비를 줄이면서 신작의 초기 이용자 지표를 빨리 안정시키는 자기만의 전략이라고 적었다.

여기서 벽돌깨기 화면의 두 번째 쓰임이 드러난다. 광고주에게는 값을 받고 파는 지면이고, 모비릭스 신작에게는 값을 치르지 않는 진열대다. 게임 하나하나를 따로 보면 제품 목록이지만, 이용자가 옮겨 다니는 길을 이으면 유통망이 된다. 모비릭스에서 오래된 게임은 재고가 아니라 유통망이다.

모비릭스 — 하던 게임에서 다음 게임으로 도판

진열대는 손님을 세워 줄 뿐 붙잡아 주지 않는다

진열대가 있으면 신작이 다 잘될까. 장부는 아니라고 답한다. 모비릭스는 2020년 437억원어치를 팔아 영업이익 103억원을 남겼다. 2023년 매출은 908억원까지 커졌지만 영업손실 15억원을 냈고, 2024년에는 매출 560억원에 영업손실 93억원이었다. 2024년 한 해 신작을 28개 내놓았는데, 인앱결제 매출 10억원을 넘긴 게임은 하나도 없었다.

그해 게임 부문 매출의 60%에 가까운 몫은 두 게임이 냈다. 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 키우기가 33.6%, 2017년에 나온 벽돌깨기 퀘스트가 25.6%였다. 200개 가까운 게임을 굴리는 회사의 무게가 두 편에 실려 있다. 진열대는 넓은데 그 위에서 팔리는 물건은 오래전에 들여온 것들이다. 2026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약 10억원을 냈다. 오래된 게임이 모아 둔 손님을 다음 히트작의 손님으로 바꾸는 과제는 남는다.

회사는 블레이드 키우기 같은 미드코어 게임을 두고, 초기 개발과 마케팅에 많은 돈이 들지만 결제하는 이용자 한 명이 쓰는 돈이 커서 인앱 매출 규모가 크다고 설명한다. 모바일 게임은 만드는 기술의 문턱이 낮은데, 이용자를 오래 붙잡는 게임은 소수뿐인 시장이다. 진열대가 줄여 주는 것은 첫 손님을 모으는 비용이다. 그 손님이 남아서 돈을 쓰게 만드는 일은 게임 자체의 몫이다. 모비릭스의 진열대는 신작에게 문을 열어 줄 뿐, 문 안에 붙잡아 두지는 못한다.

다시 벽돌깨기 화면으로 돌아가 보자. 공을 쏘는 사람은 이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모른 채 다음 판을 누른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광고주들의 입찰이 끝나고, 화면 한쪽에는 모비릭스의 새 게임이 걸린다. 9년 동안 그 화면을 지킨 것은 공과 벽돌뿐인 규칙이었다. 모비릭스에게 필요한 것은 진열대에 걸 신작이 더 많은 것이 아니라, 진열대에 걸렸다가 스스로 진열대가 되는 두 번째 벽돌깨기다.

근거 자료: 모비릭스 2026년 1분기보고서(2026-05-15) 사업의 내용 — 광고·인앱·라이선스 매출과 비중, 국내·해외 매출, 약 200종 게임·월간 이용자 약 1,900만명, 광고 플랫폼과 입찰 가격, 인앱 수수료 30%와 광고 순액 인식, 보상형 광고, 이용자 모집 광고, 교차 홍보, 미드코어 비용 구조, 2007년 설립·피처폰·2010년 이후 퍼블리싱·2021년 상장, 벽돌깨기 퀘스트 구글 플레이 소개(2026-10-07 열람) — 규칙, 한 손 조작·저사양·오프라인, 광고·인앱 포함, 다운로드 1억+, 모비릭스 2022년 9월 IR 자료 5·11·14쪽 — 2011~2015년 글로벌 앱마켓·광고 수익화, 벽돌깨기 퀘스트 2017년 10월 출시·2022년 7월 월간 이용자, 교차 홍보 경로, 딜사이트 — 2020~2024년 매출·영업이익, 2024년 신작 28개와 인앱 10억원 이상 게임 없음, 2024년 게임별 매출 비중, 2026년 10월 6일 60억원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유안타증권, 취득 후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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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7일까지 확인한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사업 구조 해설입니다. 2026년 매출 구성은 1분기 게임 부문 기준이고, 연간 매출·영업이익은 2020~2024년 당시 집계이며, 2024년 게임별 비중은 게임 부문 매출 기준입니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과거 연결 실적과 성장률을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월간 이용자 약 834만명은 2022년 7월 벽돌깨기 퀘스트 한 편, 약 1,900만명은 2026년 1분기 말 전체 게임 기준입니다. ‘결제로 남는 돈 약 21억6,000만원’은 1분기 인앱결제 매출 30억9,000만원에서 회사가 밝힌 앱마켓 수수료 30%를 뺀 계산입니다. 구조에 대한 평가는 필자의 해석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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