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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연 5% 발행어음은 사실, 예금이 아닙니다 [기업해부사전 3화]

서학개미기자 0 224 0
키움증권 발행어음 커버 — 15만원 차이, 돈의 길은 다르다

1,000만원을 1년 맡긴다고 해 봅시다.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34만 8천원이 붙습니다. 어제 나온 상품에 넣으면 50만원입니다. 15만원 차이죠.

키움증권이 내놓은 연 5% 발행어음입니다. 기사는 대개 그 금리까지 씁니다. 그 뒤는 잘 안 씁니다.

투자 권유가 아니라 금융상품 구조 해설입니다. 출처와 기준일은 글 끝에 붙였습니다.

증권사는 예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으니 예금처럼 보이지만, 이건 예금이 아닙니다. 예금은 은행만 받거든요. 증권사 계좌에 넣은 그 돈은 회사에 빌려준 돈이고, 회사가 자기 이름으로 써 준 차용증이 발행어음입니다.

이 길을 연 건 2017년입니다. 자본시장법 제360조가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하는 일을 단기금융업무로 묶고,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회사만 하게 했습니다. 은행이 아닌 곳도 목돈을 모을 수 있게 문을 하나 낸 셈이죠.

키움증권 발행어음 — 예금이 아니라 회사에 빌려준 돈 도판

이 돈의 절반 이상은 기업으로 가야 합니다

문을 그냥 열어 준 건 아닙니다. 그럼 걷은 돈을 알아서 굴리면 될 것 같지만, 그게 안 됩니다. 어디에 굴릴지도 법이 정해 놨거든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7조의6은 발행어음으로 걷은 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굴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업에 내주는 대출, 기업이 새로 찍는 주식과 채권 같은 것들이죠. 부동산에 넣을 수 있는 건 15%까지이고, 그것도 2026년에만 적용되는 경과 규정이라 내년이면 10%로 내려갑니다. 그러니 맡긴 1,000만원 가운데 최소 500만원은 어느 기업으로 흘러갑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 — 모은 돈의 절반 이상은 기업으로 도판

이 일을 하는 증권사는 일곱 곳뿐입니다

아무 증권사나 하면 될 것 같지만 문턱이 높습니다. 먼저 자기자본 3조원을 갖추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2년 이상 영업해야 하고, 그 위에 자기자본 4조원을 최근 2개 사업연도 결산일 기준으로 연속해서 넘겨야 합니다.

돈의 조건과 시간의 조건이 함께 걸려 있는 겁니다. 쉬운 길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본을 채워도 시간이 안 차고, 시간이 차도 자본이 모자라면 처음부터 다시니까요. 그래서 이 일을 하는 증권사가 나라 전체에 일곱 곳입니다. 1호가 한국투자증권이었고 2017년 11월이었습니다. 키움증권은 그 문 앞에 8년을 서 있다가 2025년 11월에야 통과했습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 — 자본과 시간을 함께 채워야 열린다 도판

지점 한 곳으로 1조 8천억을 걷었습니다

늦게 들어온 쪽은 창구가 적습니다. 키움증권의 국내 영업망은 2026년 6월 말 기준 서울 지점 한 곳입니다. 본점을 그 한 곳에 넣어 센 수치고, 출장소도 사무소도 없습니다.

그래서 창구 대신 앱으로 걷었습니다. 인가 한 달 뒤인 2025년 12월에 첫 상품을 냈고 그때 내건 최고 금리가 세전 연 3.45%였는데, 반년 만에 발행어음 잔액이 3,337억원에서 1조 8,160억원이 됐습니다. 5.4배죠. 1인당 1,000만원씩 넣었다고 치면 18만 명이 지점 한 곳도 안 들르고 맡긴 셈입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 — 지점은 적어도 앱으로 돈이 모인다 도판

5%는 이 회사가 평소 치르던 값보다 높습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를 옆에 놓아 보겠습니다. 키움증권이 2026년 상반기에 발행어음에 실제로 치른 평균 이자율은 3.05%였습니다. 6월 말 개인 고객에게 적용하던 금리 범위도 연 2.40~4.00%였고요.

이번 특판은 세전 연 5.00%입니다. 그리고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생애 최초로 이 회사 계좌를 연 사람만 가입할 수 있고, 기존 고객은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았다고 해서 특판이 회사에 손해라는 뜻은 아닙니다. 걷은 돈을 어디에 굴려 얼마를 벌었는지는 공시로 나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 — 특판 금리는 평소 조달금리보다 높다 도판

이 돈 뒤에는 예금보험공사가 없습니다

은행 예금은 한 사람이 한 금융회사에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합니다. 2025년 9월 1일부터 올라간 한도이고 그 전에는 5,000만원이었습니다. 은행이 문을 닫아도 그만큼은 돌려받죠. 예금 뒤에 공적 기구가 서 있는 겁니다.

발행어음 뒤에는 회사만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상품 유의사항에 이 상품이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않으며 원리금은 발행사인 키움증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지급된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회사가 갚을 수 있으면 5%를 받고, 못 갚으면 그건 회사 사정이 됩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 — 돈 뒤에 서 있는 주체가 다르다 도판

같은 이름인데 보호되는 회사도 있습니다

헷갈리기 딱 좋은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의 발행어음예수금은 보호 대상입니다. 이 회사는 2024년 7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쳐지면서 종합금융회사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았고, 그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기간도 합병등기일부터 10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쪽 발행어음예수금은 2025년 1월 기준 보호금융상품등록부에 올라 있습니다. 상품 이름이 같아도 근거가 되는 제도가 다른 겁니다. 이름만 보고 보호 여부를 짐작하면 안 되는 이유죠.

키움증권 발행어음 — 같은 이름이어도 보호는 다르다 도판

숫자로 확인

항목기준출처
키움증권 발행어음 특판 금리세전 연 5.00%, 만기 1년2026-09-07키움증권 보도자료
예금은행 정기예금 1년 평균금리연 3.48%(잠정)2026년 7월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키움증권 발행어음 평균 조달이자율연 3.05%2026년 상반기키움증권 반기보고서
키움증권 발행어음 잔액1조 8,160억원(2025년 말 3,337억원)2026-06-30키움증권 반기보고서
키움증권 국내 지점 수1개(서울, 본점 포함)2026-06-30키움증권 반기보고서
발행어음 기업금융 의무비율조달자금의 50% 이상2026-08-04 시행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7조의6
단기금융업 인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수7곳2025-12-17금융위원회 인가 현황
키움증권 단기금융업 인가일2025-11-19(한국투자증권 2017-11-13)인가일금융위원회
예금자보호 한도1인·1금융회사 원금과 이자 합쳐 1억원2025-09-01 시행예금보험공사
키움증권 발행어음 예금자보호보호 대상 아님2026-09-07키움증권 상품 유의사항
우리투자증권 발행어음예수금보호 대상2025-01-01우리투자증권 보호금융상품등록부

베낄 수 없는 것

앱은 잘 만들 수 있습니다. 금리도 내일 바꿀 수 있고요. 어려운 건 자기자본 4조원을 2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채우고, 그 전에 3조원짜리 자격으로 2년을 영업해 온 시간입니다.

키움증권이 그 문 앞에서 8년을 보낸 이유이자, 지금 일곱 곳 안에서만 금리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금리는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 4조원과 2년이라는 문턱은, 돈으로 앞당길 수 없습니다.

처음의 1,000만원으로 돌아가 보죠. 은행보다 15만원을 더 받는 대신, 그 돈의 절반 이상은 법에 따라 어느 기업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돈 뒤에 서 있는 건 예금보험공사가 아니라 키움증권입니다. 은행 아닌 곳이 목돈을 받는 이 길은, 이렇게 열린 겁니다.

이 글은 공시·법령·회사 공식 발표로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의 구조를 해설한 것이며,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숫자는 2026년 8월 공시된 반기보고서(2026년 6월 말 기준)와 회사 공식 발표, 법령 원문 기준입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운용수익률과 이번 특판의 순이자마진은 공시만으로는 나눠 확인되지 않아 본문에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특판의 판매 기간, 최소 가입금, 중도해지 금리, 부가 혜택의 세부 조건도 회사가 배포한 보도자료만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가입 전 회사의 공식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확인해야 합니다. 키움증권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않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자본시장법·시행령·금융투자업규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키움증권 2026년 반기보고서 및 2025년 사업보고서, 금융위원회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우리투자증권 보호금융상품등록부, 예금보험공사 예금자보호제도 안내, 한국은행 2026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키움증권 보도자료(202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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