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후 거래량 인도는 줄고 영국은 늘었다
인도는 가상자산 양도소득에 30% 세금을 매긴 뒤 1년 만에 비트코인 거래량이 87% 가까이 증발했지만, 영국은 같은 기준으로 46% 가까이 늘었다.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가 미국·영국·독일·일본·브라질·인도 6개국의 가상자산 과세 관련 사건 전후 거래량을 비교한 결과다.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두고 투자자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분석이라고 매일경제가 전했다.
뉴스 핵심
- 인도는 30% 양도세 도입 1년 뒤 비트코인 거래량이 86.86% 줄어 6개국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 반대로 영국은 같은 1년 기준 거래량이 45.79% 늘었고, 일본은 30일 기준 118.04% 급증했다.
- 90일 기준으로는 인도·미국·브라질이 감소, 독일·일본·영국이 증가로 갈려 국가별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났다.
- 연구소는 거래량 변화의 방향을 가른 것이 세율 크기보다 손실 상계 허용 여부 등 제도 설계라고 평가했다.
인도는 왜 거래량이 87%까지 증발했나
인도는 2022년 4월 1일부터 가상디지털자산(VDA) 양도소득에 30% 세율을 매기면서 손실 상계까지 불허했다. 이 조치 시행 전후 1년을 비교하면 인도 거래소 와지르엑스의 비트코인-루피(BTC-INR) 거래량은 86.86% 줄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가격과 거래량이 따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시행 30일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은 0.25% 소폭 올랐는데도 거래량은 절반 가까이(-59.96%) 꺼졌다.
7일(-50.15%), 30일(-59.96%), 90일(-53.66%), 1년(-86.86%) 모두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폭이 오히려 커진 유일한 나라가 인도다.
같은 세금 뉴스인데 영국·일본은 왜 오히려 늘었나
영국은 2018년 12월 19일 국세청(HMRC)이 개인 가상자산 과세 가이드를 공개한 사건을 기준으로 삼았다. 초기 30일은 -33.78%로 주춤했지만 90일 뒤엔 12.77% 증가로 돌아섰고 1년 뒤엔 45.79%까지 늘었다.
일본은 더 극적이다. 2018년 11월 21일 국세청(NTA)이 신고 간소화 방안을 내놓은 시점을 전후해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로 가격이 급락하는 악조건이 겹쳤는데도 거래소 비트뱅크의 BTC-JPY 거래량은 30일 기준 118.04% 급증했다.
독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2년 5월 연방재무부(BMF)가 세무지침을 공개한 뒤 7일(+55.4%), 30일(+33.34%), 90일(+32.70%)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다 1년 뒤엔 -44.45%로 꺾였다.
숫자로 뜯어보면: 6개국 90일 성적표는 어떻게 갈렸나
과세 관련 사건 발생 90일을 기준으로 보면 감소한 나라는 인도(-53.66%), 미국(-48.72%), 브라질(-38.49%) 세 곳이었다.
반대로 독일(+32.70%), 일본(+18.42%), 영국(+12.77%)은 같은 90일 기준에서 오히려 거래량이 늘었다. 6개국 표본을 합산한 일평균 거래량은 사건 전보다 전반적으로 줄었고, 그 위축 효과는 사건 발생 7일 직후보다 30일 이후에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아래처럼 핵심 수치를 정리했다.
- 인도 BTC-INR 1년 거래량 변화: -86.86%
- 영국 BTC-GBP 1년 거래량 변화: +45.79%
- 일본 BTC-JPY 30일 거래량 변화: +118.04%
- 미국 BTC-USD 90일 거래량 변화: -48.72%
- 브라질 BTC-BRL 7일 거래량 변화: +148.42%
국내 투자자 계좌엔 무엇이 달라지나
이 분석이 한국 투자자에게 곧바로 의미를 갖는 지점은 거래 빈도와 체결 타이밍이다. 인도 사례처럼 손실 상계 없이 고율 과세가 도입되면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도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 매도·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지금보다 까다로워질 수 있다.
반대로 영국·독일·일본처럼 초기 위축 이후 거래량이 회복된 사례도 있다. 즉 과세 시행 직후 단기간의 거래 위축을 과세 제도 실패의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뜻이다.
김태일 코어시큐리티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 관련 사건들이 해외 각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내 거래량 변화에 미친 영향은 국가별 거래환경과 시장 흐름이 함께 반영돼 일관되지 않게 나타난다"며 "일부 해외 사례처럼 가상자산 과세는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장기 영향은 국가마다 달라 결국 세율 자체보다 과세제도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식 30% 과세와 한국 과세안, 무엇이 같고 다른가
인도가 극단적인 침체를 겪은 배경에는 30%라는 세율 자체보다 손실 상계를 아예 막은 제도 설계가 있었다는 게 연구소의 해석이다. 세율이 높아도 손실을 반영할 수 있으면 투자자 이탈이 덜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 내년부터 정부가 예정대로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시행하기로 한 상태이고, 이를 둘러싼 국내 투자자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 과세안의 구체적인 손실 상계 여부나 세율은 담겨 있지 않다. 결국 실제 거래량에 미칠 영향은 세율 숫자보다 손실 처리 방식 같은 세부 설계에 달려 있다는 게 이번 비교의 시사점이다.
전문가들은 왜 세율보다 제도 설계를 강조하나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마련한 이후 과세를 시행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세금 자체보다 그 전에 마련돼야 할 시장 인프라와 규정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인도처럼 과세 제도만 앞서 도입되고 시장 기반이 뒤따르지 못하면 거래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보고서 역시 해외 사례에서 과세·신고 환경 변화가 거래활동에 미친 영향이 국가·기간별로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단기 반응만으로 정책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내년 시행 예정인 국내 과세, 그 전에 무엇을 확인하나
한국의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정부가 내년부터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한 상태다. 이번 6개국 비교에서 드러난 핵심은 세율보다 손실 상계 여부, 신고 방식 같은 세부 제도가 거래량 향방을 갈랐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자라면 과세 시행 시점이 다가올수록 손실 상계 허용 여부, 신고 대상 거래소 범위 등 세부 조항이 확정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대목이 인도형 급락과 일본·영국형 회복을 가르는 변수였기 때문이다.
이 글은 국내 과세 세부안이 공개되는 대로 관련 수치를 추가해 갱신한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해외 6개국의 과거 거래량 통계를 정리한 것으로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해외 사례별 시장 환경과 표본 거래소가 달라 같은 흐름이 국내 과세 시행 시에도 그대로 재현된다고 보장할 수 없고, 세부 과세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세율·손실 상계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