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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no는 7년 지킨 장부를 조건 하나로 지웠다

서학개미기자 0 14 0
Zano가 블록 3,833,000으로 체인을 되돌려 약 한 달치 거래를 지웠다

프라이버시 코인 Zano는 게이트웨이 주소 기능의 취약점으로 승인 안 된 ZANO·fUSD가 풀리자 블록 3,833,000으로 체인을 되돌려 약 한 달치 거래를 지웠다. 팀은 '고정 공급량'을 지키려는 결정이라 했지만 Zano 토큰 설계에는 최대 발행량 상한이 없다. 롤백이 실제로 지킨 것은 공급량 숫자가 아니라 '훔친 코인은 값을 못 가진다'는 규칙이고, 그 비용은 그 한 달에 거래한 이용자가 먼저 떠안는다.

뉴스 핵심

  • Zano는 블록 3,833,000으로 체인을 되돌려 위조 코인과 함께 한 달치 정상 거래도 지웠다.
  • 팀의 '고정 공급량' 명분과 달리 Zano 설계에는 최대 발행량 상한이 없다.
  • 2018년 Zcash는 같은 부류 버그를 비공개로 고쳤지만, Zano는 이미 악용된 뒤라 롤백을 택했다.

Zano는 왜 한 달치 블록체인을 통째로 지웠나

지난 한 달 동안 Zano 지갑으로 코인을 주고받은 사람이라면, 그 거래는 이제 체인 어디에도 없다. Zano는 블록 3,833,000에서 체인을 다시 시작했다. 게이트웨이 주소를 처음 들여온 하드포크 6 바로 앞 지점이다.

문제는 그 게이트웨이 주소에서 났다. 취약점을 타고 승인되지 않은 ZANO와 Freedom Dollar(fUSD)가 유통에 흘러 들어왔다. 팀은 위조 코인만 골라낼 수 없어 그 기간 전체를 버리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롤백은 위조분과 함께 정상 거래까지 지운다. 이미 다른 블록체인으로 넘어가 정산이 끝난 결제는 되돌리지도 못한다. 복구가 성립하려면 노드·채굴자·스테이커·거래소가 모두 이 업데이트를 받아들여야 한다.

게이트웨이 주소 기능의 취약점으로 승인 안 된 ZANO·fUSD가 유통에 흘러들었다
게이트웨이 주소 기능의 취약점으로 승인 안 된 ZANO·fUSD가 유통에 흘러들었다

프라이버시 코인이 거래소 편의를 얹다가 뚫렸다

Zano 일반 지갑은 돈을 잔고 하나로 들고 있지 않는다. 받은 거래 하나하나를 조각(UTXO)으로 따로 쥐고 있다가, 쓸 때 어떤 조각을 꺼낼지 고른다. 동전 지갑에 가깝다.

거래소에게 이건 골칫거리였다. 입금을 찾으려면 체인을 훑어야 하고, 출금 때마다 조각을 골라 써야 했다. 게이트웨이 주소는 이 동전 지갑 옆에 은행 통장 같은 단일 잔고 계좌를 붙여, 브릿지·거래소·결제 서비스가 쉽게 붙게 하려던 기능이다.

Zano는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금액, 자산 종류까지 숨기는 프라이버시 체인이다. 모든 게 가려진 장부에 계정형 구조를 새로 얹은 지점, 바로 거기서 발행량 통제가 무너졌다. 사후 분석 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팀은 '고정 공급량을 지켰다'고 말했지만 Zano 설계에는 최대 발행량 상한이 없다
팀은 '고정 공급량을 지켰다'고 말했지만 Zano 설계에는 최대 발행량 상한이 없다

'고정 공급량을 지켰다'는 말은 얼마나 맞나

마케팅·성장 총괄 퀸텐 반 벨젠은 가만히 있었다면 위조 코인이 한도 없이 돌며 "breaking the most basic promise a currency makes: a fixed supply"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폐의 가장 기본 약속인 고정 공급량이 깨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Zano 토큰 설계에는 최대 발행량 상한이 없다. 블록마다 1 ZANO 보상이 계속 나오고, 수수료를 태워 순발행을 줄이려는 구조일 뿐이다. 애초에 '총량 고정'을 약속한 코인이 아니다.

그러면 롤백이 지킨 건 무엇인가. 우리가 보기엔 '공급량 숫자'가 아니라 '발행 규칙'이다. 정해진 규칙 밖에서 찍힌 코인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반 벨젠 스스로 덧붙인 말이 오히려 진짜 이유에 가깝다. 공격자가 훔친 코인의 값을 지킬 수 있다고 알려지면 "No project survives that"라는 것이다.

명분을 잘못 고른 대가는 작지 않다. 신뢰를 되찾겠다는 발표에서 자기 설계 문서와 다른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 한 달간 거래한 이용자의 기록이 먼저 지워진다
그 한 달간 거래한 이용자의 기록이 먼저 지워진다

같은 위폐 버그에 Zcash는 4개월 침묵했다

무한 위조 발행 버그는 처음이 아니다. Zcash 개발사 Electric Coin Company는 2018년 3월 BCTV14라는 같은 부류의 결함을 찾아냈다.

그들은 알리지 않았다. 2018년 10월 28일 Sapling 업그레이드 속에 패치를 조용히 끼워 넣었고, 공개 발표는 2019년 2월 5일에야 했다. 롤백도 보상도 없었다.

차이는 버그가 실제로 쓰였느냐다. Zcash는 악용 전에 막았으니 침묵이 통했다. Zano는 위조 코인이 이미 돌고 있었다. 조용히 고쳐도 풀린 코인은 그대로 남는다. 롤백 말고 선택지가 좁았던 이유가 여기 있다.

롤백은 노드·채굴자·거래소가 업데이트를 받아들여야 성립한다
롤백은 노드·채굴자·거래소가 업데이트를 받아들여야 성립한다

한 달치 거래가 사라지면 손실은 누가 떠안나

첫 손실은 그 한 달 동안 Zano로 입출금·거래한 사람에게 떨어진다. 내 기록에서 거래가 사라졌는데, 상대편 체인에서 이미 받아 간 돈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팀은 손실을 집계해 보상·청구 절차를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위조 발행량, 피해자가 거래소인지 개인인지, 재원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아직 하나도 밝히지 않았다.

결국 구조는 이렇다. 네트워크 전체에 업데이트 수용과 한 달치 기록 삭제를 요구하면서, 피해 복구는 나중에 팀이 정하는 청구 절차에 맡긴다. 그동안 이용자는 자기가 손해를 봤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기다린다.

'불변의 장부'는 누가 되돌릴 수 있나

블록체인은 한번 적히면 못 지운다고 배운다. Zano는 7년 된 체인에서도 한 달을 지울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조건은 하나, 노드와 거래소가 따라와 주는 것이다.

반 벨젠은 "it costs trust, which we'll have to earn back"이라고 인정했다. 그 신뢰의 값은 이제 보상 절차가 치른다. 공급량 명분은 틀렸어도, 청구 절차가 제대로 돌면 '훔친 코인은 인정 안 한다'는 규칙이 남는다.

이 사건에서 가져갈 것은 하나다. 불변성은 코드의 성질이 아니라 참여자들의 합의이고, 새 기능 하나가 들어온 날부터 그 합의는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Zano 롤백 사건의 구조를 설명한 것이며 ZANO·fUSD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소형 프라이버시 코인은 새 기능 하나로 발행 통제가 무너지거나 거래 기록이 되돌려질 수 있고, 보상 절차가 확정되기 전까지 손실 규모도 알기 어렵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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