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마감 시황 — 코스피 2.70% 빠진 이유, 환율은 아니었다
환율은 선을 지켰는데 반도체가 무너졌습니다. 연휴 뒤 첫 장에서 서울을 흔든 것은 달러가 아니라 미국 장기금리와 AI 전력 공급의 균열이었습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09월 28일 16:00 KST · 자료 16:00 기준
16:00 기준 코스피는 6,889.74입니다. 연휴 전 7,080.92에서 191.18포인트(2.70%) 내려 하루 만에 '7천피'를 내줬습니다. 직전 회차에서 오늘 볼 것으로 꼽은 조건은 둘이었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계속 사는지, 원달러가 1,366.70원 아래에 머무는지였습니다.
답은 반쪽만 나왔습니다. 원달러는 16:00 기준 1,363.10원으로 선 아래에 있습니다. 반도체는 정반대로 갔습니다. 두 종목은 오전 중 4% 안팎 밀렸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크게 판 주체가 됐습니다. 지난주 반도체만 골라 담던 손이 오늘은 거꾸로 움직였습니다. 직전 회차가 그린 두 갈래 어디에도 없던 세 번째 장면입니다. 환율이 버텼으니 외국인이 달러로 달아난 장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반도체를 끌어내렸는지가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7천피를 내준 자리엔 반도체가, 버틴 자리엔 코스닥이 있었습니다
출발은 얌전했습니다. 코스피는 7,057.86으로 0.33% 내린 채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장이 이어질수록 낙폭이 커졌고, 오전 11시 10분에는 6,925.44까지 밀렸습니다. 이 시각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820억원, 기관은 4,610억원을 팔았고 개인이 1조470억원을 받아냈습니다. 16:00 기준 마감 수급도 같은 모양입니다. 개인만 샀고, 판 쪽은 외국인이 가장 컸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모든 종목이 같이 무너진 장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개장 직후 업종 판은 둘로 갈렸습니다. 건설(2.83%), 화학(2.41%), IT서비스(1.44%)가 오르는 동안 전기·전자가 가장 약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에서도 삼성전기,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랐고 삼성전자우와 SK스퀘어가 3%대로 밀렸습니다. 팔자는 시장 전체가 아니라 반도체와 그 주변에 몰렸습니다.
그 차이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곳이 코스닥입니다. 16:00 기준 코스닥은 846.58로 2.10포인트(0.25%) 올랐습니다. 여기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함께 샀고 기관만 팔았습니다. 오전 한때 HLB가 29.95% 뛰며 지수를 받쳤지만, 반도체 장비주 원익IPS는 5% 넘게 빠졌습니다. 코스닥 안에서도 반도체 사슬은 약했던 겁니다. 선물 시장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오전 11시 10분 코스피200 선물에서 외국인은 1조620억원을 팔았고, 기관이 1조3,170억원을 샀습니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코스피 대형주의 무게를 덜어냈습니다.
뉴욕의 30년 금리와 오라클의 전력 통보가 연휴 사이 서울로 건너왔습니다
서울이 쉬는 사흘 동안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한때 5.519%까지 올랐습니다. 200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0년물도 5.2%까지 올랐다가 오늘 아침 5.17%로 2007년 이후 최고 구간에 머물렀습니다.
금리가 이렇게 버티는 배경은 9월 16일 연준에 있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었고 12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워시 의장은 "Inflation is the problem"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자신을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는 1% 이하여야 한다"고 공개 압박했는데도 워시는 "우리는 우리 차선을 지킨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의 압박이 금리를 끌어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시장이 확인한 순간입니다. 채권을 사는 쪽이 높은 금리를 당분간 받아들여야 한다고 계산하게 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에 유가가 기름을 부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7일 재개방 로드맵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연휴 중 유가는 이틀 연속 올라 배럴당 100달러선에 다가섰고, 16:00 기준 WTI는 93.69달러입니다. 유가가 물가를 밀고, 물가가 연준을 매파로 붙잡고, 연준이 장기금리를 받치는 고리입니다.
그래도 금리만으로는 반도체가 유독 크게 빠진 이유가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결정타는 오라클이었습니다. 오라클이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전력 공급 차질을 이유로 개발사에 불가항력을 통보했습니다. 짓기로 한 데이터센터를 제때 못 돌릴 수 있다는 통보입니다. 메모리를 비롯한 AI 공급망 전체의 기대가 여기서 흔들렸습니다. SK하이닉스에는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이르면 미국에서 상장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겹쳤습니다. 상장하면 기존 주주의 몫이 희석될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두 악재는 같은 곳을 때립니다. 반도체 주가는 먼 미래의 이익을 오늘 값으로 당겨 온 가격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 미래가 더 크게 깎이고, 오라클의 통보는 그 미래 자체에 물음표를 붙였습니다. 건설과 화학이 오르는 동안 반도체만 무너진 장면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금리는 주식을 때렸는데 원화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16:00 기준 원달러 1,363.10원은 서울 외환시장의 공식 마감값이 아니라 그 시각의 조회값입니다. 그 값만으로도 할 말은 분명합니다. 외국인이 오전에만 1조원 넘게 팔았는데 환율은 1,366.70원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주식을 판 돈이 곧장 달러로 바뀌어 한국을 떠났다면 환율이 먼저 선을 넘었어야 합니다. 16:00까지 그 장면은 없었습니다. 외국인은 같은 날 코스닥에서는 사는 쪽에 섰습니다. 저는 오늘 외국인이 판 것이 한국이 아니라 반도체의 가격표였다고 봅니다. 금리와 AI 전력 문제로 미래 이익의 값이 바뀌자 그 값을 고쳐 매겼을 뿐, 원화 자산 자체에서 발을 빼지는 않았습니다.
이 구분은 내일부터 중요해집니다. 가격표를 고치는 매도는 새 가격이 정해지면 멈춥니다. 한국을 떠나는 매도는 환율을 끌고 올라가며 오래 갑니다. 오늘은 앞쪽입니다. 새벽 뉴욕이 이 금리를 어떻게 받아내는지는 내일 아침 뉴욕 마감 브리핑에서 이어집니다.
반도체 가격표를 다시 쓰는 손은 목요일 물가와 금요일 고용을 기다립니다
가격표가 어디서 멈출지는 이번 주 미국이 정합니다. 목요일에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나옵니다. 연준이 가장 챙기는 이 물가는 근원 기준 전년 대비 3.3%로 목표 2%를 한참 웃돌고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9월 고용이 나옵니다. 시장은 일자리 10만 개 증가와 실업률 4.2%를 예상합니다. 두 숫자가 예상보다 뜨거우면 10월 28일 연준 회의에서 세 번째 인상 가능성이 커집니다. 연준 위원 18명 중 12명이 이미 연내 한 번 이상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습니다.
반도체에는 더 직접적인 답이 있습니다. 주 후반 마이크론 실적입니다. 오라클이 흔든 것은 AI 수요가 제때 현실이 되느냐였고, 마이크론의 메모리 주문이 그 질문에 숫자로 답합니다. 한국 8월 수출도 같은 주에 나옵니다. 이란 쪽 변수도 닫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에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했고, 이란 외무장관은 공식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 볼 장면은 하나로 모입니다. 원달러가 1,366.70원 아래를 지키는 가운데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돌아오면 오늘은 가격표를 고친 하루로 끝납니다. 반도체가 계속 밀리는데 환율까지 선을 넘으면, 그때부터는 가격표가 아니라 돈의 방향이 바뀐 장입니다.
환율이 조용한 날의 2.70%는 떠나는 돈이 남긴 자국이 아니라, 가격표를 다시 쓰는 돈이 남긴 자국입니다.
이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는 표기된 날짜와 시각(16:00 기준) 기준이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달러는 서울 외환시장 마감값이 아닌 조회값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9월 28일 증시, 9월 28일 코스피, 9월 28일 시황, 오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코스피 전망, 환율, 국제유가, 미국 증시, 나스닥, 장 마감, 코스피 마감, 원달러, 금리, 시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