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마감 시황 — 코스피 6,971… 외국인 4거래일째 팔고 기관 혼자 밀어 올렸다
외국인은 4거래일째 코스피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지수는 1.95% 올랐습니다. 아침에 청구서로 읽힌 마이크론의 설비투자가 오후 서울에서는 장비·부품 회사의 주문서로 다시 읽혔습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10월 01일 16:00 KST · 자료 16:00 기준
16:00 기준으로 마감한 오늘 장은 아침에 남겨 둔 두 질문 가운데 하나에 답을 냈습니다. 외국인 매도는 4거래일째로 이어졌습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개인과 함께 순매도 쪽에 섰고, 사들인 쪽은 기관뿐이었습니다. 10년물 금리 질문은 아직 답이 없습니다. 아시아 시간대 미국 10년물은 5.28% 안팎에서 거래돼 5.303% 선 아래로 한 발 물러나 있었고, 그 위에 자리를 잡느냐는 오늘 밤 뉴욕장이 정합니다.
답이 나온 쪽은 예상과 다르게 풀렸습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 서울도 좋은 숫자보다 청구서를 먼저 읽는다고 봤습니다. 외국인은 정말 청구서를 읽었습니다. 시장 전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늘 서울은 같은 마이크론(Micron) 실적을 두 갈래로 읽었습니다. 한쪽은 비용으로, 다른 한쪽은 매출로.
외국인이 4일째 판 자리에서 기관 혼자 코스피를 6,971로 밀어 올렸다
코스피는 16:00 기준 6,971.35로 133.31포인트(1.95%) 올랐습니다. 출발은 정반대였습니다. 23.55포인트 내린 6,814.49로 문을 열었고, 9시 20분에는 6,803선까지 밀렸습니다. 그 시각 장중 집계로 외국인은 3천억원, 기관은 1천억원어치를 팔고 있었고 개인이 3천900억원어치를 받아 내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0.5~0.8% 내리고 있었습니다. 간밤 미국 10년물이 24년 만에 5.3%를 넘었고 유가까지 올랐으니, 아침 장은 금리 청구서를 그대로 받아 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4거래일 연속 하락이었습니다.
마감 수급표는 완전히 다른 그림입니다.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섰고 외국인과 개인은 순매도로 남았습니다. 판 규모는 개인이 가장 컸고 외국인이 그다음입니다. 오전에 팔던 기관이 오후에 사는 쪽으로 넘어간 것, 오늘 코스피의 반전은 이 한 가지로 설명됩니다.
외국인의 4일째 매도는 금리 경로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입니다. 미국 장기금리가 24년 만의 높이에 머물면 달러 자산을 들고 있을 이유가 커집니다. 외국인은 그 계산대로 움직였습니다. 지수를 들어 올린 바람은 다른 데서 불었습니다. 아시아 전체가 마이크론 실적에 올라탔습니다. 일본 니케이225는 아시아 시간대 2.9% 뛰었고, 나스닥100 선물도 집계 시점에 따라 0.2%대에서 1%까지 올랐습니다. 서울은 이 바람을 외국인 없이 탔습니다.
마이크론의 설비투자 청구서가 코스닥에서는 장비 회사의 주문서가 됐다
더 크게 움직인 곳은 코스닥입니다. 16:00 기준 894.29로 38.38포인트(4.48%) 올랐습니다. 853.96으로 약하게 출발한 지수가 하루 만에 900선 문턱까지 갔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도 기관과 함께 샀고 개인만 팔았습니다. 같은 날 같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는 팔고 코스닥에서는 산 겁니다.
앞장선 것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였습니다. 여기서 아침의 두 번째 청구서가 뒤집힙니다. 마이크론이 설비투자를 늘린다는 소식은 마이크론 주주에게는 이익률을 깎는 비용입니다. 그 돈을 받는 쪽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메모리 회사가 공장에 쓰는 돈은 장비·소재 회사의 매출 장부에 그대로 찍힙니다. 마이크론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분기보다 11배 넘게 늘었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은 615억달러로 시장 예상 570억달러를 넘었습니다. 수요가 이 속도로 커지면 설비투자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코스닥은 오늘 이 계산을 먼저 했습니다.
아침 글이 던진 메모리 시험, 곧 사상 최대 실적과 이익률 전망 하회 가운데 무엇이 국내 반도체의 기준이 되느냐는 질문의 첫 답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장비·부품주는 사상 최대 실적과 커진 투자 규모 쪽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처지가 다릅니다. 두 회사는 마이크론과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메모리 호황의 몫을 받는 동시에 투자 경쟁의 비용도 똑같이 치릅니다. 아침 장에서 두 종목이 먼저 밀린 것은 이 이중성 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오늘 코스닥에 상장한 브릴스(468670)가 첫날 장 초반 150%대까지 뛴 것도 이 시장의 온도를 보여 줍니다.
달러는 연중 고점 앞까지 올랐는데 원달러는 1,359원에서 멈춰 섰다
원달러는 16:00 기준 1,359.40원(15시 58분 조회값, 서울 외환시장 마감값 아님)으로 전날과 1.40원(0.10%) 차이에 그쳤습니다. 달러 쪽 사정만 보면 조용할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닐 커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미국 시각 9월 30일 밤 연설에서 "물가가 여전히 3% 안팎으로 너무 높다"며 올해 한 차례, 2027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전날 8월 PCE 물가가 예상을 밑돌자 시장은 10월 인상 확률을 70%대에서 47%대로 끌어내렸습니다. 시장이 금리 걱정을 내려놓은 지 하루 만에 연준 인사가 정반대 방향을 공개적으로 못박았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아시아 시간대 101.60으로 0.13% 올라 연중 고점 101.80에 다가섰고, 엔달러는 158엔대 위에서 거래됐습니다.
달러가 사방에서 강해지는데 원화는 버텼습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팔면 그 돈은 보통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주문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그 주문이 환율을 밀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코스닥으로 들어온 외국인 돈이 일부를 받쳐 준 것으로 저는 읽습니다. 16:00 기준 WTI는 배럴당 90.49달러로 0.08% 움직이는 데 그쳐, 오늘 이야기에서 빠졌습니다.
오늘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환율 급등을 많이 겪은 가계일수록 소비를 덜 줄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외환위기를 지나온 X세대(1965~1979년생)는 환율이 뛰어도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고, MZ세대(1980~1995년생)는 더 줄였습니다. 충격을 여러 번 겪으면 몸이 먼저 적응합니다. 연중 고점 앞까지 간 달러 앞에서 원화가 흔들리지 않은 오늘 외환시장도 그런 적응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AI 칩 주문서는 서울에 도착했고, AI 고객의 장부는 오늘 밤 뉴욕에서 열린다
오늘 서울이 산 것은 공급 쪽 이야기입니다. 칩을 만드는 회사가 장비를 더 산다는 이야기. 그 칩으로 돈을 버는 쪽, 기업에 AI를 파는 쪽의 숫자는 오늘 밤 나옵니다. 액센츄어(Accenture, ACN)가 미국 장 전에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신규계약은 199억달러로 1년 전 213.1억달러보다 6.6%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회사에는 AI만 떼어 볼 숫자가 없습니다. 최고경영자 줄리 스위트는 작년 12월 "이번이 이 지표를 공유하는 마지막 분기"라며 AI 수주·매출을 따로 공개하던 관행을 끝냈습니다. 마지막 누적치는 수주 115억달러, 매출 48억달러였습니다. 그 뒤 52주 동안 액센츄어 주가는 24.3% 빠졌고, 같은 기간 S&P500은 17.2% 올랐습니다. 칩 공급망의 숫자는 매 분기 커지는데, 그 칩을 사서 고객에게 일을 팔아야 하는 쪽의 숫자는 가려져 있습니다. 오늘 밤 신규계약이 전망대로 줄어든 숫자로 나오면, 코스닥 장비주가 오늘 미리 산 '다음 설비투자'의 근거는 공급망 안쪽의 계산에만 기대게 됩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까지 볼 곳은 두 군데입니다. 먼저 미국 10년물이 5.303% 위로 다시 올라서는지. 오늘 밤 ISM 제조업 지수(예상 54.8~55.0, 직전 54.6)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예상 20.1만 건, 직전 19.7만 건)가 나오고, 월러를 비롯한 연준 인사 여섯 명이 차례로 연단에 섭니다. 커쉬카리와 같은 말이 한 번 더 나오면 금리와 달러가 함께 오르고, 금요일 고용보고서(예상 8.4만~9만 명, 직전 16.2만 명)까지 그 압력이 이어집니다. 다음은 외국인이 내일도 코스피를 팔면서 코스닥은 사는지입니다. 이 갈라짐이 이틀째 이어지면 외국인은 한국 반도체를 칩을 만드는 회사와 장비를 대는 회사로 나눠 값을 매기고 있는 겁니다.
오늘 서울은 같은 실적에서 한쪽은 청구서를, 다른 한쪽은 주문서를 읽었습니다. 주문서는 결국 맨 끝에서 누군가 결제해야 돈이 됩니다. 오늘 밤 뉴욕이 여는 것은 그 결제자의 장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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