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커당 4달러 땅값이 400달러로, 펄보에너지 지열발전 베팅
미국 유타주 밀퍼드 사막의 펄보에너지 케이프스테이션 프로젝트가 다음달 미국 최초로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강화지열발전(EGS) 설비가 된다. 회사는 구글과 전력구매계약을 맺어 계약 전력량을 약 1GW까지 늘렸지만, 주가는 5월 IPO 고점 대비 57% 낮아진 상태다.
뉴스 핵심
- 펄보에너지의 케이프스테이션 프로젝트는 다음달 미국 최초로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강화지열발전 설비가 된다.
- 땅 매입가는 에이커당 4달러에서 400달러 이상으로 100배 넘게 뛰었다.
- kW당 시추비용은 1단계 7,000달러에서 2단계 목표 5,500달러로, 장기 목표는 3,000달러다.
- 구글과의 전력구매계약으로 펄보의 총 계약 전력량은 약 1GW에 이르렀다.
미국 유타 사막에서 지열발전이 왜 다시 뜨나
펄보에너지의 케이프스테이션 프로젝트는 유타주 밀퍼드의 자갈길을 몇 시간 달려야 나오는 사막 한복판에 있다. 이 회사는 석유·가스 산업이 개발한 시추와 수압파쇄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특정 지질구조 없이도 땅속 열을 전기로 바꾸는 강화지열시스템(EGS)을 상업화하려 한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달 전력망에 전기를 보내기 시작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미국에서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첫 강화지열발전 설비가 된다. 회사는 5월 기업공개(IPO) 이후 구글과 새 전력구매계약을 맺으면서 비용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펄보는 지하 2마일이 넘는 깊이까지 시추공 한 쌍을 뚫는데, 그중 수평정은 1마일 넘게 옆으로 뻗는다. 화씨 400도가 넘는 지열로 데워진 물이 지상 열교환기를 거쳐 전기를 만든 뒤, 산업용 냉각팬을 통과해 다시 땅속으로 주입되는 폐쇄순환 방식이다.
국내 계좌에서 FRVO를 사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펄보에너지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티커 FRVO)이라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통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뒤 매수하는 구조다. 환율 변동은 주가 등락과 별개로 원화 환산 손익에 그대로 얹힌다.
주가는 지난 5월 IPO 이후 사상 최고가를 찍었지만 지금은 그 고점 대비 57% 낮은 수준이다. 강화지열발전이라는 신생 발전 방식이 실제 상업가동에서 비용을 계획대로 낮추는지가 앞으로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남는다.
해외주식은 매매차익에 대해 연 250만원 기본공제 후 22% 양도소득세가 붙는다는 점도 국내 투자자가 별도로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배당이 아닌 전력구매계약 기반 사업이라 배당수익률보다는 프로젝트 가동 실적이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라는 점도 다르다.
10년 전엔 왜 아무도 안 믿었나
팀 라티머 최고경영자(CEO)는 텍사스 남부에서 시추 엔지니어로 일하다 2017년 최고기술책임자 잭 노르벡과 함께 펄보를 창업했다. 초기 벤처투자 유치 과정에서 돌아온 대답은 "왜 발전회사에 투자하나, 전력망은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그는 CNBC에 전했다.
석유·가스 업계도 회의적이었다. 더 단단한 화강암을 더 뜨거운 조건에서 뚫는 방식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고 라티머는 말했다.
라티머는 "10년 전만 해도 새 전력이 더 필요한지조차 의문시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하이퍼스케일러와 유틸리티, 여러 고객이 지금 당장 전력을 필요로 하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호황이고, 우리 전력이 전력망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을 앞서 읽은 라티머는 회사 초기부터 미국 서부 전역의 지열권을 사들여 약 60만 에이커의 부지를 확보했다. 당시 평균 매입가는 에이커당 4달러였는데, 같은 땅이 지금은 400달러를 넘는 값에 거래된다.
굴착비용 7000달러에서 5500달러로, 숫자로 보는 원가절감
펄보는 우물을 더 많이 뚫을수록 비용을 낮춰왔지만, 지열발전은 세액공제를 받아도 여전히 다른 발전원보다 비싸다. 네바다 시범시설의 첫 우물은 깊이 1만1,220피트를 뚫는 데 70일이 걸렸다.
케이프스테이션 1단계에서는 평균 시추일수가 21일로 줄고 깊이는 1만4,483피트로 늘었으며, 이때 kW당 비용은 약 7,000달러였다. 2단계 목표는 kW당 5,500달러, 깊이는 1만9,448피트로 더 깊어진다.
7,000달러에서 5,500달러로 내려가면 약 21%의 원가절감이 되는 셈이다. 라티머는 장기적으로 kW당 3,000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며, 반복 시추로 탐사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비용도 함께 줄고 있다. 1호기(33MW)는 부품을 하나씩 조달해 지었지만, 2단계(50MW)부터는 설계를 표준화해 공사 기간을 30% 넘게 단축할 계획이다.
전력수요 66GW 전망 속 구글은 왜 펄보와 계약했나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2025년 31GW에서 2027년 66GW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2030년이면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의 11.8%를 쓸 것으로 추산한다.
구글과의 계약으로 펄보의 전체 계약 전력량은 약 1GW에 이르렀고,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과 셸에너지, NV에너지도 펄보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회사는 여러 잠재 구매자와 막바지 상업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기후 목표 때문에 시장가보다 높은 값을 치를 의향이 있다는 점도 펄보에는 유리하다. 가스터빈 업계가 수년치 주문이 밀려 있는 것과 달리, 펄보가 쓰는 유기랭킨사이클(ORC) 터빈은 그런 병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미국 4월 기준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3,000곳을 넘고 1,500곳 넘게 추가로 개발 중인데, 이 중 67%가 농촌 지역에 들어선다. 대형 전력수요처가 지역별로 흩어지면서 전력망 보강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텍사스·위스콘신 등이 별도 규정을 만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10월 상업가동, 그때 확인할 것
케이프스테이션이 실제로 다음달 전력망 송전을 시작하면, 발표된 kW당 비용과 시추일수가 계획대로 실현되는지가 첫 검증 지점이 된다. 목표한 원가절감이 실제 가동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으면 추가 전력구매계약 확보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구글 외 잠재 구매자와의 상업협상이 언제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계약 전력량이 1GW를 넘어서는지도 다음 확인 포인트다. 회사는 IPO로 조달한 자금을 서부 전역의 신규 프로젝트 확장에 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프로젝트의 상업가동 개시와 이후 비용 데이터가 공개되는 대로 이 글에 이어서 확인 내용을 추가한다.
- 땅값: 에이커당 4달러 매입 → 현재 400달러 이상
- 굴착비용: kW당 7,000달러(1단계) → 5,500달러(2단계 목표) → 3,000달러(장기 목표)
- 전력수요 전망: 31GW(2025년) → 66GW(2027년, 골드만삭스)
- 펄보 계약 전력량: 구글 계약 포함 약 1GW
- 주가: 5월 IPO 고점 대비 57% 하락
이 기사는 특정 종목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는다. 강화지열발전은 상업가동 실적이 없는 신생 기술이라 원가절감 목표가 계획대로 실현되지 않을 수 있고, 해외주식 투자는 환율 변동과 양도소득세 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