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은 없다는 경고, 미국채금리 5%대와 코스피 6687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잭슨홀 발언 이후에도 5%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과거 이런 국면마다 신흥국 통화와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원화와 국내 대출금리로 그 여파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 핵심
- 9월 4일 코스피는 107.73포인트(1.64%) 오른 6,687.21, 코스닥은 23.29포인트(2.95%) 오른 813.50에 마감했다.
-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6%대에서 연 3%대로 뛰었다.
- 2022~2023년 인상기에는 10년물 금리가 연 5.0%까지 오르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다.
- 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국 국채금리도 미국과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케빈 워시 발언 이후, 미국채금리는 왜 5%대에서 안 내려오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연설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미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이후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시장은 진정세를 보였지만,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5%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 국채금리도 함께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 나라의 통화정책 신호가 전 세계 장기금리를 동시에 흔든 셈이다.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시기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있었고, 주로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인플레이션 충격이 닥친 뒤에 찾아왔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다.
2013년 1.6%에서 3%대로, 지금과 얼마나 닮았나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겠다고 언급하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몇 달 새 연 1.6%대에서 연 3%대로 뛰었다.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으로, 취약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함께 급락했다.
2022~2023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 이후 풀린 유동성에 공급망 차질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물가가 치솟자, 연준은 제로 수준이던 정책금리를 5%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그 여파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5.0%까지 뛰었고 글로벌 주식·채권값이 동반 하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이 시기에 파산했다.
- 2013년 테이퍼 탠트럼: 10년물 금리 연 1.6%대→연 3%대
- 2022~2023년 인상기: 10년물 금리 연 5.0%, SVB·시그니처은행 파산
- 이번 국면: 30년물 금리 5%대 유지, 영국·독일·프랑스·일본 국채금리 동반 상승
코스피는 왜 원화 강세 속에도 6,687까지 올랐나
9월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07.73포인트(1.64%) 오른 6,687.21에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23.29포인트(2.95%) 오른 813.50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강세)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올해 유례없는 수출 호조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있다. 다만 이 흐름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채금리의 추세적 상승이 이어져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달러 선호 심리가 우세해지면서 원화는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신용도가 가장 높은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른 상태에서, 환 위험을 감수하며 원화 자산을 들고 있을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 대출금리와 지갑엔 무엇이 달라지나
국내 개인과 기관의 환전 수요가 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는 수입 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미 국채금리에 동조해 국내 은행채·국고채 금리가 함께 오르면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가계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한계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채도 함께 늘어날 소지가 있다.
결국 환율과 대출금리, 물가라는 세 갈래로 내 계좌와 이자 부담이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되는 구조다.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영끌·빚투) 비중이 있다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기업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정부는 외환 방파제를 확충하고 경제 부실 뇌관 관리에 집중해 고금리 충격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화당국은 통화정책의 속도와 수준을 정할 때마다 환율·물가 안정과 내수 경기, 가계부채 뇌관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기업들은 단기 차입금 비중을 낮추고 만기를 분산하며,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신용공여 한도를 확보해두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힘든 비핵심 사업부는 정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경고가 빗나갈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가
이번 금리 상승 국면이 항상 위기로 번진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오자 국채금리 급등세가 한 차례 진정된 적이 있다.
30년물 금리가 5%대에 머무는 동안 코스피가 오히려 상승 마감한 것도, 아직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전면화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워드 막스는 "투자의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라며 "주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채금리가 언제 다시 진정되고 언제 재차 오르는지, 그 흐름 자체를 계속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국채금리·환율 동향을 전하는 정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금리와 환율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 대출 조정이나 투자 판단,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