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바퀴 달린 스마트폰」 3층 중 어디까지 왔나
스마트폰이 기기·운영체제·앱의 3층으로 이뤄지듯, 자동차도 차체·차량 운영체제·자율주행 같은 소프트웨어의 3층 제품이 되고 있다. 테슬라와 중국 업체는 칩 설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쥐고 맨 위층을 먼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일정을 층별로 맞춰 보면 1층은 탄탄하고, 2층은 화면과 앱까지만 올라갔으며, 3층은 2028년 입주를 목표로 공사 중이다. 그 격차가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판매 숫자로 드러났다.
| 항목 | 값 | 기준일 | 출처 |
|---|---|---|---|
| 중국 시장 일본차 점유율(2025년) | 9.67% | 2025-12-31 | 전기차 돌풍에 일본차 휘청, 중국 내 시장 점유율 반토막 |
| 중국 토종 브랜드 내수 점유율(2025년) | 69.5% | 2025-12-31 | 전기차 돌풍에 일본차 휘청, 중국 내 시장 점유율 반토막 |
| 현대차 전체 판매 중 중국 비중(과거→현재) | 17% to 4% | 2026-04-24 | Foreign car companies bet on technology to hang onto once-lucrative China auto market |
| 플레오스 비히클 OS 제어기 감축률 | 약 66% | 2025-03-28 | 현대차 소프트웨어 브랜드 '플레오스' 출범…내년 2분기 신차부터 적용 |
|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 목표(2030년까지) | 약 2000만대 | 2026-04-30 | 베일 벗은 현대차의 '플레오스 커넥트'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 |
| 엔비디아 기반 「레벨 2+」 첫 양산 | 2028년 상반기 | 2026-09-11 | 현대차그룹, 2년 뒤 '레벨 2+' 자율주행차 양산…박민우 "자율주행 없는 차 팔기 어려워질 것" |
| 자체 AI 「아트리아 AI」 양산 | 2029년 하반기 | 2026-09-11 | 현대차그룹, 2년 뒤 '레벨 2+' 자율주행차 양산…박민우 "자율주행 없는 차 팔기 어려워질 것" |
| 혼다·닛산 공동 개발 구조 적용 시점 | fiscal year 2029 | 2026-08-31 | Honda and Nissan sign software deal for next-gen vehicles |
뉴스 핵심
- 자동차는 차체(1층)·운영체제(2층)·자율주행 같은 소프트웨어(3층)의 3층 제품이 되고 있고, 테슬라·샤오미는 칩 설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쥔다.
- 현대차그룹의 2층은 화면·앱(플레오스 커넥트)이 2026년 그랜저·아반떼부터 양산에 들어갔지만 바탕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다.
- 3층 자율주행은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기반 「레벨 2+」가 첫 양산 목표이고, 자체 AI 「아트리아 AI」 양산은 2029년 하반기다. 2025년에 밝힌 2027년 말 목표보다 늦어졌다.
- 중국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2020년 23.1%에서 2025년 9.67%로, 현대차 판매 중 중국 비중은 17%에서 4%로 줄었다.
- 혼다·닛산은 2026년 8월 31일 차량용 운영체제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고 2029 회계연도부터 적용한다.
차가 스마트폰처럼 「3층」이 됐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박정규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자동차를 층으로 나눠 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맨 아래 기기, 그 위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 다시 그 위 앱으로 이뤄진다. 자동차도 굴러가는 차체가 1층, 차량 운영체제(OS)가 2층, 그 위에서 자율주행 같은 기능을 돌리는 소프트웨어가 3층이다. 업계는 이런 차를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차(SDV)」라고 부른다.
이 구조로 보면 전기차가 뜨는 이유도 달리 보인다. 박 교수는 전기차를 연료 얘기로만 풀면 1층만 보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층을 하나 더 올릴수록 전력이 더 들기 때문에 운영체제와 앱을 돌리기엔 전기차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뒤에서 도는 앱이 많을수록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과 같은 이치다.
층이 중요한 까닭은 돈의 흐름에 있다. 1층은 한 번 팔면 거래가 끝나지만, 2층과 3층은 차가 팔린 뒤에도 업데이트로 기능을 더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소프트웨어 브랜드 「플레오스」를 내놓으며 차가 늘 연결되고 업데이트되는 구조를 핵심으로 내세운 것도 그래서다. 우리는 이 경쟁의 승부처가 2층과 3층을 누가 직접 쥐느냐에 있다고 본다.
테슬라와 중국 업체는 왜 칩부터 직접 만드나
박 교수가 꼽은 선두 업체의 공통 무기는 수직 계열화다. 자율주행과 OS를 제대로 돌리려면 계산량이 막대해서, 차량용 칩 설계부터 OS와 소프트웨어까지 한 회사가 묶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선 테슬라가, 중국에선 IT 기반 기업들이 이 방식으로 판을 이끈다.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IT 출신인 회사가 앞서 있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테슬라가 대표 사례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용 칩 「AI5」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에 맡겼다. 삼성전자는 2026년 7월 이 칩의 설계 이관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으로 생산을 앞두고 있다. 칩과 소프트웨어를 한 회사가 함께 설계하니, 칩 성능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고치는 속도가 빠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에서 쌓은 칩 기술을 차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샤오미는 2026년 8월 자체 칩 「Xring」 새 제품을 공개했고, 자율주행용 3나노 칩도 개발을 마쳐 내년 적용을 예정했다. 샤오미가 Xring 칩 개발에 쓴 돈은 200억 위안이 넘는다. 스마트폰 회사가 칩과 운영체제를 먼저 갖추고 차로 내려오는, 박 교수가 말한 「위에서 내려오는 회사」의 모습이다.
중국 시장 숫자로 박 교수 진단을 확인하면
박 교수는 독일과 일본 업체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전환에서 흔들린다고 봤다. 중국 시장 숫자는 이 진단보다 더 가파르다. 중국 업계 통계를 보면 일본차의 중국 점유율은 2020년 23.1%에서 2025년 9.67%로 떨어졌다. 같은 해 중국 토종 브랜드 점유율은 69.5%까지 올랐다.
올해도 흐름은 그대로다. 2026년 5월 도요타의 중국 판매는 10만 2300대로 31.7% 줄었고, 혼다는 2만 8279대로 48.7% 줄었다. 닛산도 34.9% 감소했다. 중국 업계는 일본 내연기관 공급망이 가진 기술 자산의 약 70%가 신에너지차에서는 다시 쓰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현대차도 예외가 아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현대차 전체 판매 가운데 중국 비중이 17%에서 4%로 줄었다고 말했다. 2026년 3월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2019년 같은 달의 약 3분의 1이었다. 원문 인터뷰 기사가 「미지수」로 남긴 점유율 문제는 적어도 중국에서는 이미 답이 나온 셈이다.
테슬라도 중국에선 쉽지 않다는 박 교수의 말도 숫자로 맞다.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 226만대를 팔아 테슬라의 164만대를 앞섰다. 그런 비야디조차 2026년 1분기 중국 판매가 1년 전보다 30% 줄었다. 중국은 칩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회사끼리도 가격과 신차 속도로 서로를 깎아 먹는 시장이다.
일본과 유럽은 왜 경쟁사와 손을 잡나
박 교수는 위기감을 느낀 혼다와 닛산이 OS를 공동 개발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지금도 맞다. 두 회사는 2026년 8월 31일 차세대 차량의 핵심 전자제어장치, 차량용 운영체제, 중간 소프트웨어,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드는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 구조를 실제 차에 넣는 시점은 2029 회계연도부터다.
두 회사는 협력 논의를 시작한 뒤 한때 합병까지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그러고도 소프트웨어만큼은 같이 하기로 했다. 밑바탕 기술을 표준화해 개발비를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얻겠다는 목표다. 경쟁사끼리 손을 잡아서라도 2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읽힌다.
유럽도 같은 길을 간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는 같은 운영체제를 쓰도록 소프트웨어에서 힘을 합쳤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샤오펑과 함께 개발한 전기차를 내놓고, 차 안 AI 음성 비서에는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기술을 쓴다. 1층 강자들이 2층과 3층은 남과 나눠 짓는 쪽을 택하고 있다.
현대차는 몇 층인가 ① 1층은 탄탄, 2층은 화면까지
1층은 튼튼하다. 박 교수는 한국이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갖췄고, 하이브리드에서는 도요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그가 말한 과제는 이 1층 점유율을 지키면서 그 위에 OS와 소프트웨어 층을 쌓는 일이다. 그렇다면 두 층은 지금 어디까지 올라갔을까.
2층은 두 부분으로 나눠 봐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3월 「플레오스」를 발표하며 차를 움직이는 운영체제 「플레오스 비히클 OS」와 화면·앱을 맡는 「플레오스 커넥트」를 함께 공개했다. 비히클 OS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떼어 내고, 흩어진 제어기를 고성능 컴퓨터와 구역별 제어기로 묶어 약 66%를 줄이는 구조다. 테슬라와 중국 업체가 먼저 간 방향과 같다.
먼저 양산차에 올라간 것은 화면 쪽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2026년 5월 「더 뉴 그랜저」에 처음 들어갔고, 2026년 6월 공개된 8세대 신형 아반떼에는 엔트리 차급 최초로 기본 적용됐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연결 없이 차 안에서 네이버 지도, 유튜브, 스포티파이 같은 앱을 바로 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약 2000만대에 이 시스템을 넣을 계획이다.
다만 이 화면 층의 바탕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다. 스마트폰으로 치면 안드로이드 위에 자기 화면을 얹은 것과 비슷하다. 앱을 빨리 갖추는 데는 유리하지만 2층의 뿌리를 직접 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대차의 2층을 「절반」으로 본다.
현대차는 몇 층인가 ② 3층은 남의 칩을 빌려 2028년 입주
3층의 핵심은 자율주행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9월 11일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 본사에서 「투트랙」 계획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터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붙여 2028년 상반기 「레벨 2+」 양산차를, 같은 해 하반기 「레벨2++」 양산차를 내놓는다.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AI」를 단 차량은 2029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일정은 한 차례 밀렸다. 2025년 3월 플레오스 발표 때는 2027년 말까지 레벨2+ 자율주행을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냈다. 이번 계획의 첫 양산은 2028년 상반기다. 현대차그룹은 대신 엔비디아와 협업해 속도를 내고, 대량 생산으로 모은 데이터로 5년 안에 경쟁사를 기술로 앞지르겠다고 밝혔다.
칩도 아직 남의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미국 합작사 모셔널 등이 쓰던 센서 체계를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 중심으로 표준화한다. 중국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는 중국 스타트업 모멘타와 함께 만든 주행 보조 기능을 쓰고, AI 음성 비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에서 돌아간다. 테슬라와 샤오미가 자율주행 칩을 직접 설계하는 것과 대비된다.
데이터 규모도 아직 작다. 포티투닷은 데이터 수집 전용 차량 40여대를 운영하고, 올해 말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아트리아 AI를 단 차량을 투입한다. 이미 도로 위를 달리는 판매 차량에서 주행 데이터를 모으는 테슬라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현대차가 엔비디아 기반 양산차를 먼저 내는 이유도 판매 차량으로 데이터를 빨리 모으려는 데 있다.
우리가 보는 현대차의 층, 그리고 확인할 지표
층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1층(차체·제조)은 탄탄하다. 2층(운영체제)은 화면과 앱 부분만 2026년부터 양산차에 올라갔고, 차를 움직이는 운영체제는 공사 중이다. 3층(자율주행)은 엔비디아 칩과 소프트웨어를 빌려 2028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자체 기술로 채우는 시점은 2029년 하반기다.
우리가 보기에 현대차의 선택은 1층이 강한 회사가 고를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이다. 칩부터 새로 설계하는 대신 엔비디아를 빌려 시간을 벌고, 그 사이 판매 대수로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대가는 3층에서 나오는 이익과 결정권 일부를 한동안 외부와 나눠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현지 기술을 빌려 쓰는 아이오닉 V가 그 모습을 미리 보여 준다.
독자가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는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기반 「레벨 2+」 양산차가 예정대로 나오는지다. 이미 한 번 밀린 일정이라 또 밀리면 3층 격차가 벌어진다. 둘째는 플레오스 커넥트 탑재 차량이 2030년 약 2000만대 목표를 향해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 셋째는 2029년 하반기 아트리아 AI 양산차가 실제로 나오는지다.
박 교수의 말대로 한국 차는 1층을 지키며 위층을 쌓는 중이다. 다만 공사 속도는 막연한 전망이 아니라 이미 발표된 일정표로 따져 볼 수 있다. 2028년은 현대차가 3층에 실제로 발을 들이는 첫해이고, 그해 성적이 이 경쟁에서 현대차의 자리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된다.
시황개미 기자 · 글로벌 통합 시황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글은 전문가 인터뷰를 정리한 것으로 투자 권유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 전망과 개별 종목 실적은 기술 경쟁, 환율, 각국 관세와 정책에 따라 빗나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